[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개관] 북녘땅 한눈에… 수도권 최대 관광명소 뜬다

北과 1.4㎞ 남북갈등 초래했던 애기봉... 2017년 착공 4년 만에 생태공원 변신
전망대서 북한 주민 쉽게 볼 수 있어, 공식개관 10월 한달동안 6천명 발길

조강전망대 루프탑

과거 북측의 ‘조준타격’이란 용어를 남길 정도로 남북갈등을 초래했던 애기봉. 그 애기봉이 착공 4년여만에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애기봉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까지 불과 1.4㎞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북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평화를 염원하고 자연생태를 보전하는 안보관광지로 조성돼 수도권 북서부권의 최대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현장을 찾아 여러 전시관과 전망대, 가상현실(VR) 체험관 등을 체험했다. 편집자주

애기봉평화생태공원(메인사진1)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지난 2017년에 착공, 4년여만인 지난 9월 임시개관을 거쳐 지난달 7일 공식 개관해 시민에 개방됐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북한 개풍군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뿐만 아니라 한강하구의 역사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수도권 명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입구에서 안내 푯말을 따라 언덕길을 2㎞가량 오르니 ‘평화생태전시관’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관은 연면적 4천404㎡,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각기 모양이 다른 건물 4개가 이어진 형태로 3개의 전시장과 가상현실(VR) 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평화’를 주제로 꾸며진 첫 번째 전시장에 들어서면 대형 유리창 너머로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인 ‘조강(祖江)’과 어우러진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는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가, 서쪽으로는 강화도가 보였다. 유리창에는 눈높이에 맞춰 각 지역의 지명이 표시돼 있어 지도를 따로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줬다. 전시장 바닥에 그려진 지형도는 이 일대 지형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입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입구

두 번째 전시장은 ‘생태’를 주제로 꾸며졌는데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저어새 등 이 지역에 서식하는 조류의 사진과 설명글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저어새는 빔프로젝터 등 장비를 이용해 전시장 내부를 날아다니는 것처럼 연출돼 마치 사진 속에서 튀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미래’를 주제로 꾸며진 세 번째 전시장은 내부 벽면이 모두 스크린으로 조성됐는데 미디어 아트 영상 작품이 흘러나와 영화 속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마지막 전시장인 가상현실 체험관에서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개성 고려 유적지인 만월대, 개성 남대문, 선죽교 등을 3차원(3D)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해당 영상은 가상의 철도를 타고 고려시대 수도였던 ‘개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제작됐다.

이곳 관계자는 “일정 기간마다 영상의 내용을 바꿔 상영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북한의 모습을 가상현실로 실감 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를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관을 나와 200m가량 언덕길을 올라 애기봉 정상지점에 도착하니 현대적인 건물로 지어진 ‘조강전망대’가 우뚝 서 있었다. 이 전망대는 연면적 2천215㎡,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평화교육관, 루프탑154(전망대), 카페 등 시설을 갖췄다. 주변에는 6·25 전쟁 65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남북평화의 종’과 야외 공연장 등이 있었다.

평화생태전시관
평화생태전시관

평화교육관과 루프탑154에서는 북한 개풍군 일대를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었는데 이들 시설이 평화생태전시관보다 높은 곳에 있는 탓인지 북측 지형이 더 잘 보였다. 탁 트인 시야의 멋진 조강의 풍경과 북한의 전경을 함께 조망하는 체험은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루프탑154에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들여다보니 북한 주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평화의 종’은 DMZ의 녹슨 철조망,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한 현장의 탄피, 애기봉 성탄 점등탑 등을 녹여 UN 문자를 형상화한 종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생태탐방로다. ‘평화생태전시관’과 애기봉 정상 ‘조강전망대’ 사이에 조성될 생태탐방로는 1.5㎞ 지그재그 코스로 만들어 애기봉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직접 체험,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다. 현재는 공사가 진행 중이나 2023년 완공될 계획이다. 이 구간에 세워지는 출렁다리는 관람객의 가장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지난 9월 임시개관 기간에 2천400여명이 다녀간 데 이어 공식 개관 이후 10월 한 달 동안만도 6천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많다.

 정하영 시장 인터뷰 

정하영 시장
정하영 시장

■ 애기봉평화생태공원만의 매력 포인트는.

이곳을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의 말씀처럼 그 자체로써 대단히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자연을 절대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풍경을 만드는 시설로 설계됐다. 자연을 건축의 한 요소로 받아들인 거고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이 됐다. 사실 애기봉은 전망대 높이만 보자면 그렇게 높지는 않다. 하지만 그 앞에 펼쳐지는 조강(祖江)과 북녘, 서해의 4계절 풍경은 압도적인 파노라마 뷰를 선사한다. 오시는 분마다 ‘아’ 하고 감탄한다. 남북 분단의 역사와 현실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인데 오히려 아름다운 경치에 압도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 생태적으로도 매우 뛰어난데.

이곳은 한강, 임진강이 하나로 합쳐져 조강이 되고 서해로 흘러간다. 밀물 때는 또 서행의 물이 한강까지 올라간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어서 물고기 등 생태자원이 풍부하고 50여년 간 철책에 쌓여 있어서 동식물 생태자원이 아주 잘 보전돼 있다. 북한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실질적이고 다양한 협력이 가능한 곳이다.

■ 앞으로 어떤 모습을 기대하나.

개관에 앞서 주한 EU 대사와 독일 대사를 초청해 콘퍼런스를 열었는데 경관과 환경에도 놀랐지만 애기봉이 가진 스토리에 모두 감동했다. 단순히 관광객들이 북녘을 바라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 애호가들이 이곳을 방문해서 소통하고 세계평화를 염원할 수 있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미래세대가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알고 통일의 필요성 느낄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소가 될 것이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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