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낙생지구 공공주택사업 맹꽁이 서식지 훼손 불가피

성남낙생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보고된 맹꽁이 발견 지역. 성남시 제공
성남낙생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보고된 맹꽁이 발견 지역. 성남시 제공

성남 낙생지구가 공공주택사업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 서식지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국토부와 LH 등에 따르면 57만8천㎡ 규모의 신도시급 낙생지구 개발사업은 지난 9월 지정 고시돼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신혼희망타운과 민간분양 등 4천181가구가 공급된다.

낙생지구에 포함된 동원동 안골마을은 북쪽으로 태봉산과 진재산 자락이 있고, 마을 안쪽으로는 낙생저수지와 연결된 길이 1㎞ 규모의 동막천이 흘러 다양한 동ㆍ식물이 서식 중이다. 부동산업계가 낙생지구를 가리켜 ‘숲세권 보고(寶庫)’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 7월 협의가 완료된 성남낙생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사업지구에서 발견된 법정 보호종은 맹꽁이, 수달, 황조롱이, 대모잠자리, 원앙, 참매 등 모두 6종이다.

낙생지구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작성한 신성엔지니어링은 수달의 경우 동막천 일대에서 배설물이 확인됐지만 서식지의 변화로 현재 해당 지역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황조롱이, 대모잠자리, 원앙, 참매 등과 같은 조류의 경우 넓은 활동권과 이동성 등으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맹꽁이는 서식지 훼손이 불가피, 적절한 저감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현지조사 당시 맹꽁이가 발견된 장소는 동원동 휴경지와 경작지 등으로 낙생지구 개발사업의 A-1블록과 B-1블록 등이 들어서는 한복판이다. 맹꽁이 유생도 확인돼 지난 7월 산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가 지난 2019년 추진했던 분당구 서현동 110번지 일원 공공주택지개발사업구역의 경우 낙생지구처럼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돼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사업집행정지 판결을 받았다.

동원동 주민 A씨는 “비가 내리는 여름날이면, 맹꽁이와 개구리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맹꽁이 보호를 위해 대체 서식지를 검토하고 포획해 이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한국양서파충류협회장은 “맹꽁이는 이주 후 개체가 급감, 대체 서식지가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LH 관계자는 “착공 전 맹꽁이 출현시기를 고려, 정밀 조사했고 대체 서식지를 선정, 관계기관과 협의해 적절한 포획ㆍ이주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진명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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