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민주당 윤석열 후보 사퇴 촉구 후폭풍…국민의힘 “당사자는 즉각 사과하라”

안양시의회 야당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논란을 빚은 윤석열 후보 사퇴를 촉구한 여당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노성우기자
안양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윤석열 후보 사퇴를 촉구한 여당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노성우기자

“본회의장 혼란시킨 의원 자질 없다. 안양시의회 파행으로 만든 자다. 물러가라.”

안양시의회가 여야 간 거센 신경전으로 혼돈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피켓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항의 피켓으로 배턴 터치된 모양새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보직 사퇴 등을 요구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을 위해 일하는 시의회가 여야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시정 견제라는 본래의 역할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안양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6일 오전 안양시청 송고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 사퇴를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최병일 의원(보사환경위원장)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안양시의회 제27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민주당 최병일 의원이 윤석열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안양시의회 제공
지난 22일 안양시의회 제27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민주당 최병일 의원이 윤석열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안양시의회 제공

 

국민의힘 김필여 대표의원 등 8명은 이날 “본회의는 위원회 심의ㆍ의결 사항을 전체 의원과 시민들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본회의 파행의 원인은 최 의원이 심사 결과와 무관한 내용으로 본회의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의회의 도덕성과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의원은 돌발 행동은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최 의원과 민주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야당은 최 의원의 행동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 관할 선관위에 유권해석도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해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 제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이 없다. 본회의 파행의 책임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국민의힘 측에 있다”고 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제27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보사환경위 안건 심사결과를 보고하는 도중 ‘전두환 찬양, X에게 사과주는 윤석열 후보! 국민이 규탄한다. 즉각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였다.

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정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원 퇴장하면서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시의회가 이 같은 일로 분란이 일자, 시민들은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양에 거주하는 홍순영씨는 “시의회가 시민들을 위해 시정을 감시감독에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정쟁에 빠진 모습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며 “부디 시민이 원하는 시의회로 돌아와 시민들 위해 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시민 이덕상씨는 “본회의 중 시정과 관계 없는 피켓은 의회와 관계 없는 일 아닌가”라며 “어떠한 의도로 이 같은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반면 안양시민 김종현씨는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한 것인데 본회의장을 야당 의원들이 모두 빠져나간 것은 자신들의 직무를 저버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면서 “그러면서 똑같이 피켓 시위를 하는 것도 시민들에게는 그다지 좋게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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