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점심시간 앞두고 발생한 느닷없는 통신장애…식당, 손님, 배달기사는 혼란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불통 등의 장애를 일으킨 25일  인천 남동구 KT인천빌딩 업무창구에 몰린 민원들 너머로 사과문이 붙어 있다. 이날 한시간 넘게 일어난 네트워크 접속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카드 결제를 주로 하는 음식점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배달 업체가 큰 불편을 겪었다.장용준기자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불통 등의 장애를 일으킨 25일 인천 남동구 KT인천빌딩 업무창구에 몰린 민원들 너머로 사과문이 붙어 있다. 이날 한시간 넘게 일어난 네트워크 접속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카드 결제를 주로 하는 음식점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배달 업체가 큰 불편을 겪었다.장용준기자

“코로나19 시대에 QR코드도 안 되고, 기본적인 카드결제도 안 되니 정말 미치겠습니다”

25일 오전 11시20분부터 40분가량 이어진 KT 인터넷 접속 장애로 경기도와 인천시 곳곳에서 일상 생활에서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정오께 수원시 장안구의 한 회전초밥집.

“QR코드 확인이 안된다”는 손님들의 항의에 직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황급히 명부와 펜을 추가로 비치했다. 손님들이 수기로 방문자 명부를 일일히 작성하며 입장이 더뎌지자 일부 손님들은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더 큰 혼란은 식당 안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일찍이 식사를 마치고 결제를 하던 손님들은 수차례 카드를 긁고 있는 직원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10여분을 대기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일부 손님들은 명함을 주고 급하게 편의점 ATM 기기를 향해 뛰어가 현금을 찾아오거나 계좌이체를 위해 KT가 아닌 다른 통신사의 와이파이망을 찾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접속 장애는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에게도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점심시간 배달 주문이 하루 매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1시간 동안 주문 접수가 안 되자 군포시 당동 상인들은 “KT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상인 김대엽씨(39ㆍ가명)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루하루가 죽을 맛인데 배달 주문마저 못 받아 하루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 날아갔다”며 “하필 전산 오류가 나도 왜 점심시간대인지 작정을 하고 상인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휴대전화로 목적지를 찾는 배달기사들도 울분을 토했다. 광주시 한 침대 렌탈점은 전산시스템 먹통으로 배달기사들에게 목적지를 공지하지 못했다. 더욱이 통화 장애로 지점과도 연락이 두절된 배달기사들은 일정이 꼬여 결국 모든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건물에선 주차시스템이 마비, 차량이 출입구에 줄지어 있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학교도 혼란에 빠졌다. 인하대는 온라인 시험을 시행하던 도중 전산망 마비로 치르던 시험을 중단하고 중간고사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초등학교에서도 원격 수업이 끊겨 아이들이 수업을 듣지 못하고 놀이터를 배회하기도 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에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한편 사고 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 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정민ㆍ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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