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는 물가’, ‘고삐 풀린 물가’. 벌써 수개월째 반복되는 이슈다.
국내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물가는 서민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연일 기름값이 뛰었다는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4일 ℓ당 1천700원을 7년 만에 넘어선 데 이어 21일에는 1천743원까지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세계 원유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증산 억제 여파로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단순히 국내 휘발윳값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각종 수입물가도 동반 상승하게 되며,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국제 유가와 환율 동향에 대한 면밀한 추적과 유류세 인하 방안 등 정책적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10월에는 3%대 상승이 점쳐진다.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1.8%,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식품 등 생활물가가 뛰면서 서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억제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유가에 환율마저 고공행진하며 비상이 걸렸고, 급하게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물가 대책이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서민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서민들에게는 더 춥고 힘겨운 겨울이 될 수 있다. 정부로선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지만 이제는 가능한 모든 방책을 놓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다.
홍완식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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