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환경·건강 챙기는 ‘플로킹’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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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 터치 몇번이면 온갖 음식과 택배 꾸러미가 문앞까지 배달되니 참으로 편한 세상이다. 하지만 배달음식과 택배로 쓰레기가 넘쳐난다.

아파트 쓰레기 집하장마다 즉석식품 용기와 생수 페트병, 종이박스,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아이스팩 등의 쓰레기가 가득하다. 분리수거를 한다지만 재활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주택가 골목에는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뒤죽박죽 쌓여있다. 보기도 안좋지만 냄새도 역겹다. 각 가정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길거리나 산책로, 등산로 등에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운동이 인기다.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킹’이다. 플로킹은 스웨덴어 ‘ploke(줍다)+walking(산책하다)’의 합성어로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이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의 플로깅(Plogging), 이를 우리말로 표현한 줍깅(줍다+조깅), 쓰담 달리기도 인기다.

환경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길거리에 생수병이나 테이크아웃한 커피잔을 버리기 일쑤인데 플로킹은 건강과 환경을 모두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플로킹은 걷기가 낳은 공익운동이다. 비닐봉지 하나만 호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 뒤 걸을 때 보이는 캔, 과자포장지, 일회용 플라스틱컵, 담배꽁초 등을 주워 집에서 분리수거를 하거나 종량제쓰레기봉투에 넣는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어디 골목에서 몇 시부터 플로킹을 하자는 공지가 올라오면 시간 가능한 참여자들이 나와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동호회도 있다.

여러 사람들이 플로킹을 실천하면 길거리 쓰레기 양이 많이 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쓰레기 줍는 모습을 본다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도 줄 것이다. 걷기 좋은 요즘, 가을 산책길에 ‘플로킹’을 해보면 어떨까?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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