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8일 오전 5시14분께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남 변호사에 대해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가 적시된 체포영장으로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오전 5시44분께 검찰 직원들과 함께 입국 게이트에 나타난 남 변호사는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한 마디만 남긴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차량에 실려 오전 6시58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당초 남 변호사의 변호인단과 검찰 측은 오는 19일께 출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해왔던 걸로 알려졌으나, 검찰 내 기류가 바뀌면서 전담수사팀이 곧바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 2009년부터 정영학 회계사와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든 인물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대장동 4인방’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사업을 민관 합동 개발로 바꾸면서 김씨와 함께 개발사업 시행사에 참여했으며, 천화동인 4호를 통해 1천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초반부터 깊숙하게 개입한 인물인 만큼 제기된 의혹 전반을 강도 높게 조사한 뒤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먼저 유 전 사장을 오는 20일 재판에 넘겨야 하는 만큼 그와 관련된 혐의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함께 유 전 사장에게 개발 수익 25%를 주기로 약속하고 사업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입핸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화천대유 측의 ‘350억 로비설’, ‘50억 클럽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등 여러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 남 변호사가 유 전 사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송금한 부분과 김씨로부터 수표 4억원을 받은 경위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이 부분은 유 전 사장 구속영장이나 기각당한 김씨의 구속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유 전 사장에게 400억~700억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로비 명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끼리 ‘350억 로비 이용’ 이야기를 했었는데, 7명에게 50억원씩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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