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은 1950년 발발(勃發)했다. UN도 ‘한국전(Korean War)’이라고 명명(命名)했다. 상당수 국가 교과서에도 그렇게 표기돼 있다. 전쟁 명칭은 전쟁이 일어난 시기나 해당 지역 이름을 붙인다. 그런데 중국만 유독 한국전을 ‘캉메이웬차오((抗美援朝)’ 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와 싸웠다’는 뜻이다.
▶주체는 중국공산당이다. 중국 출신 일부 한류스타들도 거들고 있다. 에프엑스(fx)의 빅토리아, 우주소녀 성소·미기·선의, 프리스틴 출신 주결경 등이 그들이다. 자신들의 SNS에 ‘캉메이웬차오 70주년을 기념한다’는 게시물들도 잇따라 올렸다.
▶엊그제는 한류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본명 張藝興)가 생일을 맞아 생뚱맞은 이벤트를 펼쳤다. 중국 공산당이 언제 어디서 창립됐는지를 팬들에게 물었다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로고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고 한다. 외신을 통해 접하는 소식이지만 씁쓸하다.
▶한국전쟁을 자국의 시각에서 그린 영화 ‘장진호’가 수익 7천억원을 올리며 역대 중국 흥행 1위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언론인이 이 영화와 전쟁 등을 비판했다가 당국에 체포됐다. 중국의 경제주간지 차이징(財經)의 부편집장을 지낸 뤄창핑(羅昌平)이 당사자다. 그는 최근 하이난성(海南省) 싼야(三亞)에서 형사구류 처분을 받았다. SNS를 통해 캉메이웬차오 전쟁에서 싸운 군인들을 모독했다는 혐의다.
▶뤄창핑을 처벌한 법은 ‘영웅열사보호법’이다. 지난 2018년부터 영웅과 열사의 명예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반세기가 지났지만 중국인들은 이 전쟁에 대해 거의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유죄를 선고받은 셈이다.
▶중국은 학생들에게 한국전은 미국이 개입, 38선을 넘었기 때문에 참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가르치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 또다시 홍색바람이 불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신해혁명 110주년을 맞아 강조한 중국공산당의 재확립과도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대통령 여야경선 등으로 정신이 없지만, 역사를 향한 음흉한 이웃의 삿대질은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헛된 음모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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