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버지들이 아들 관련 뉴스로 언론사 지면과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저마다 사연도 다르다. 어떤 아버지는 아들 때문에 웃고, 어떤 아버지는 아들 때문에 죽을 맛이다.
지난 28일 열린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원석(21·연세대)이 전체 1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됐다. 이원석의 부친은 KBL 최고령 현역 선수로 활약하던 이창수 현 KBL 전력분석관이다. 이창수 분석관는 지난 1992년 삼성전자에 입단했었는데, 30년이 흘러 아들이 아버지의 팀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 이창수는 선수 시절 리그를 호령하던 선수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자기 몫을 하던 선수다. 아들 이원석은 전체 1순위 지명이 이야기하듯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재-허웅ㆍ허훈 부자를 잇는 농구계 부자 스타도 기대해볼 만하다.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에서 사퇴했다. 아들인 래퍼 노엘이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탓이다. 장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가정이 쑥대밭이 됐다고 밝혔다. ‘나쁜 아들’이다.
‘이상한 아들’도 있다. 31살 청년이 회사에서 6년 일하고 받은 퇴직금이 50억원이란다. 남들은 60년을 일해도 벌기 어려운 돈인데.
아버지인 곽상도 의원은 더 이상하다. 아들이 50억원이라는 큰돈을 벌었는데 최근까지 몰랐단다. 또 일을 하면서 산재를 입었기 때문에 정당한 돈이란다. 오히려 그 많은 돈을 주게끔 설계한 자가 나쁜 놈이란다.
지난 26일에는 교도소에 입감 전 검찰 수사관을 뿌리치고 달아난 20대 도주범이 자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도주범의 아버지는 춥고 배고프다는 아들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준 뒤 직접 차에 태워 경찰서로 데려가 자수하도록 도왔다. 설렁탕을 먹는 아들을 보는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각양각색의 아들, 그리고 그들의 아버지. 이들 때문에 웃기도, 화나기도, 분노하기도, 가슴이 아리기도 한 2021년 가을이다.
이호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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