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Trans Pacific Partnership agreement)는 아시아ㆍ태평양 국제기구였다. 우리말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었다. 지난 2005년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이 뜻을 모은 뒤 지난 2008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주도로 결성됐던 기구다.
▶10여년 뒤 변수가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다. 그는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탈퇴한다. 지난 2017년이었다. 이에 일본·호주가 주도해 다시 단체를 꾸렸다.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 Pacific Partnership)이다. 지난 2018년이었다.
▶최근 이 단체 가입을 놓고 중국과 대만이 부딪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대만도 가입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양안갈등(兩岸葛藤)의 또 다른 국면이다. 중국이 선수(先手)를 쳤다. 지난 16일이었다. 대만이 뒤를 이었다, 딱 6일 간격이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대만 지구’ 역내 경제협력 참여문제는 꼭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치(陳正祺) 대만 경제부 차장(차관)은 정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는 것이다.
▶CPTPP에 대한 양안의 입장은 명쾌하다. 외교전쟁에 전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애초 미국 주도로 이뤄졌던 TPP에 대해선 자국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보고 경계했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CP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가입을 서둘렀다. 대만은 이미 CPTPP 회원국 중 뉴질랜드ㆍ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CPTPP 가입을 추진해왔다.
▶중국과 대만의 싸움은 벌써 72년째다. 정부는 호주ㆍ일본 등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CPTPP 회원국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은 엊그제 대만의 CPTPP 가입 지지를 표명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들려온 불편한 소식이 복잡한 방정식을 풀도록 우리를 종용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여야 대선경선 등을 놓고도 복잡한데 말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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