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절 전이라 쬐끔 낫네요”
추석연휴를 사흘 앞둔 15일 오후 6시께 코로나19로 명절대목이란 말을 꺼내기가 무색해졌지만 안양 만안구 안양중앙시장은 장보러 나온 시민들로 평소보다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질 않으면서 고향 방문이나 친지간 만남이 예년보다 크게 줄 걸로 예상되지만 민족 최대명절인 한가위을 맞아 조촐하게나마 가족들끼리 모여 앉을 생각에 시민들은 모처럼 들뜬 듯 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중앙시장에서도 제사상에 올릴 마른 조기ㆍ굴비ㆍ민어 등 건어물노점과 배ㆍ사과ㆍ포도 등 과일가게, 떡가게 등에는 유달리 발걸음이 자주 머물렀다.
50년간 중앙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한 A씨(76)는 “코로나19로 장사가 통 안 된다”면서도 “오늘은 그럭저럭 (장사가) 조금 되는 편”이라고 웃어 보였다.
한 떡집 사장은 “아무래도 명절이라 생선, 과일, 떡집은 유지가 되지만 다른 집들은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 박달동에서 온 B씨(85)는 “안양은 서울 동작구 만큼 물가가 비싼 편이지만 중앙시장은 가격이 저렴하고 물건이 좋아 이곳을 찾는다”며 사과와 배 한봉지씩을 손에 쥐어 들었다.
비슷한 시각, 인근 도매시장인 안양남부시장은 중앙시장에 비해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한 생선가게 주인은 “경제가 너무 어려워 재래시장에 손님이 없다. 장사가 안 돼 큰 일”이라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화성에서 남부시장까지 장을 보러온 70대 부부는 “단골집이라 멀리서도 이 곳을 찾는다”며 생선가게에서 게장을 담글 꽃게 7㎏와 전을 부칠 동태포 등 9만원어치를 샀다.
한편, 이날 최대호 안양시장은 중앙시장ㆍ박달시장 등 관내 전통시장을 방문, 직접 장을 보면서 코로나19로 지친 상인들을 위로했다.
그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고구마, 자두, 감자떡, 도라지, 도너츠, 닭강정 등을 부지런히 장바구니 안에 담았다.
최 시장은 “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경기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시는 이날 구매한 물품을 주위의 어려운 홀몸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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