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ㆍ박시영, 구속 증가와 피칭 디자인 재조정으로 환골탈태…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 이끈다
“스터프(투수가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이나 구질)가 좋은 투수들이 불펜서 기대를 충족시키며 힘을 보태고 있어 기쁩니다.”
프로야구 KT 구단 관계자들은 강속구 불펜투수 이대은(33)과 박시영(33)의 활약에 흐뭇해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직행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대은과 ‘이적생’ 박시영 모두 지난해까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미운 오리 새끼’였지만,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팀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대은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팀과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다. 이후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19 신인 드래프트서 KT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입단 초기만 해도 150㎞ 초중반대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에 일본서 9승을 거둔 이력이 감안돼 ‘두 자릿수 승리가 가능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무대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데뷔 첫 해 최고 구속이 140㎞ 중반에 그치며 선발로 41.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88로 부진해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불펜서 44.2이닝을 투구하며 17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42를 수확했지만 여전히 구위는 돌아오지 않았고, 지난 시즌에는 20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83으로 부진한 뒤 시즌 도중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후반기부터 본격 등판, 속구 평균 구속이 146.8㎞로 전년 대비 4㎞ 이상 오르면서 8,9월 18이닝을 투구하며 2승(무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예전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박시영도 지난 연말 내야수 신본기와 함께 KT로 트레이드 된 후 환골탈태했다. 매년 주무기인 포크볼에 비해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사 빈도가 낮으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슬라이더 구사율을 50% 이상 끌어올리며 완전 달라졌다.
‘필살기’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0.093에 그치면서 30.1이닝서 2승(2패), 7홀드, 평균자책점 2.9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매년 5~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KT 이적 후 ‘피칭 디자인’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것이다.
시즌 초 강속구 불펜 투수가 적어 걱정이었던 KT는 ‘백조’로 변신한 이대은과 박시영의 활약에 기존 필승조인 주권과 김재윤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팀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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