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추석물가

이명관 경제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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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추석을 앞둔 이맘때쯤, 매번 반복되는 이슈다.

올해도 많이 올랐다. 올해 전통시장에서 장을 봐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26만1천270원으로 작년 추석 때보다 8.9% 증가한다고 한국물가협회가 밝혔다.

어떤 것들이 올랐고 떨어졌는지도 관심사다. 달걀(특란)은 30개 기준 7천130원으로 44.3% 뛰었다. 쇠고기(국거리 양지 400g)는 36.8% 비싸졌다. 곶감(10개)도 39.3%, 대추(400g)가 14.9% 올랐다. 배는 5개 기준 2만3천320원으로 15.5% 올랐으나 사과는 5.7% 떨어졌다.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와 함께하는 추석이란 점이다.

올해는 국민지원금 지급으로 현금이 시중에 더 많이 돈다. 전국에 11조원 정도가 풀린다. 경기도로 한정하면 3조4천억원이다. 전체 30% 이상에 달한다. 재래시장을 포함한 자영업자들에겐 기회이자 희망일 것이다. 물가 오름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가파르다. 1월부터 3월까지는 0.6∼1.5%에서 움직였으나 4월 이후에는 2.3∼2.6%로 확 높아졌다. 지난달에도 2020년 8월 대비 2.6% 올랐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나마 코로나에 억눌렸던 소비가 살아나는 분위기였지만, 국제유가가 오르고 농·축·수산물의 생산원가가 뛰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의 최근 발언도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서민들은 아우성이다. 오이 가격이 급등, 남편이 좋아하는 오이소박이를 담그는데만 2배 이상의 돈이 든다고 푸념이다. 장보기가 겁이 난다는 것이다. 차라리 배달 음식 시켜 먹는 게 만들어 먹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물가 걱정 없는 풍성한 한가위는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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