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안양의 한 초등학교 2학년 A군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A군은 이틀 앞서 확진된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어머니가 확진된 당일 받은 첫 검사에서 A군은 음성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이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열이 40도까지 오르며 증세가 악화됐지만 이미 밤 11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급히 응급실을 가야 했지만 한참을 헤맨 끝에 가까스로 부천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자가격리자는 일반 응급실이 아닌 음압병상이 구비된 응급실만 갈 수 있는데 안양에는 남은 음압병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자가격리자도 늘고 있지만 자가격리자 또는 유증상자들을 위한 심야 응급 음압실이 태부족하다.
8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역 내 자가격리자수는 1천83명이다.
하지만 지역 내 병원 중 응급실 음압병상이 마련된 곳은 평촌 한림대병원과 안양 샘병원 단 2곳 뿐이다.
이마저도 응급 음압병상이 6개에 불과하다.
지역에서만 일주일에 1~2건 정도 자가격리자 등 응급환자가 발생하지만 음압병상을 쉽게 찾는 경우는 드물다.
앞서 지난달 30일 강원도 원주에서도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B씨가 구토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역 내 남은 음압병상이 없어 1시간을 넘게 대기하다 심정지에 빠지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원주의 응급 음압병상도 단 7개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미 업무 과부하에 걸린 보건당국은 심야에 자가격리자 등을 응급실로 이송해야 할 경우 경기권역 병원마다 빈 음압병상이 있는지 수소문해야 한다.
안양동안보건소 관계자는 “자가격리자들이 119에 신고 하면 119에서 보건소로 응급 음압병상이 남아있는 병원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온다. 자가격리자들을 관리하는 보건인력들은 새벽 1~2시에도 자다 일어나 각 지자체 병원의 음압병상을 찾아 연결시켜준다”며 “한밤 중에도 백방으로 전화를 돌려야 해 보건인력의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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