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전두환 지우기’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제 연합군이 인천에 상륙해 전세를 뒤바꾼 군사작전이다. 인천시는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념ㆍ보존하기 위해 연수구 옥련동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건립, 1984년 9월 문을 열었다. 기념관 건립에는 시비 28억원과 시민성금 15억원 등 43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인천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의 정신을 기억하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전쟁사기념관으로 관련 유물 및 자료, 디오라마, 6ㆍ25전쟁 당시 무기와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된 시설물도 있다. 야외전시관 기념석비와 자유수호의 탑에 건립 당시 대통령이던 전씨의 이름과 휘장이 새겨져 있다. 기념석비에는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막아야 하며 이런 비극이 이 땅에 또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 길은 국력을 신장시켜 평화적 통일을 성취하는 길뿐이다.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이 봉황과 함께 새겨져 있다. 자유수호의 탑에 있는 추모시비에는 ‘전두환 대통령각하의 뜻을 받들고 시민의 정성을 모아 기념관을 짓고 이 비를 세우니’라는 문구가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 등은 “전씨의 경우 대법원에서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돼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상 기념사업 지원 등이 박탈됐다”며 기념석비 등의 철거를 요구해왔다. 인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도 “5·18 민주항쟁 학살의 책임자이자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전두환의 기념석비를 철거하지 않으면 시민 모금으로 철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인천시가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시설물을 37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 10월 중 철거한다. 전국에서 전 전 대통령 행적을 기념하거나 미화하는 시설물 철거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역사·보훈·시민단체 등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현충탑 앞에 있는 기념식수 표지석은 지난해 철거했다. 전두환씨의 흔적은 그렇게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연섭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