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파이브 아이즈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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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아이즈(Five Eyes)’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 권 5개국이 참여한 기밀정보 동맹체 다.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 산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기밀 정보공유협정(UKUSA)을 맺은 것이 시초다.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ㆍ캐나다 가 가세해 1956년에 결성됐다. 이들 은 각각의 첩보기관끼리 동맹을 맺고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파이브 아이즈 5개국은 소련과 동 구권의 통신을 도감청하기 위해 1960 년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정보감청시 스템 ‘에셜론’을 개발했다. 에셜론은 전 세계의 통신정보를 수집·분석·공 유하는 신호정보 수집 및 분석 네트워크다. 비밀 조직이던 에셜론은 1998년 1월 한 언론인이 유럽연합(EU)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며 드러났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지난 2일 파이브 아이즈의 대상을 한국, 일본, 인도, 독일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담 은 법안을 처리했다. 군사위는 “파이 브 아이즈 협정 도입 이후 위협의 지형 이 광범위하게 변했다”며 “협력 범위 를 비슷한 민주주의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ㆍ일본 등을 새로 끌 어 들이려는 것은 미국이 중국을 억제 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동맹과 협력 분야를 경 제, 군사훈련 등을 넘어 기밀정보 공유 로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안보협의체 ‘쿼 드(Quad)’에도 한국 참여 문제를 논의 했다.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말 처럼, 중국 견제가 얼마나 중차대한 미 국의 외교 과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중국은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의 발전을 막는 단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국이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에 포 함된다면 위상 제고와 함께 정보전에 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중국 견제 대열에 동참할 경우 경제문제 등 은 한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동 맹인 미국의 결정을 존중하되 중국과 대결하지 않는 국익 우선의 원칙 아래 신중히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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