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여성들은 얼굴이나 신체를 가리고 다닌다. 국가에 따라 복장의 종류가 다르다. 간단하게 머리와 얼굴 일부를 둘러싸는 ‘히잡’부터 머리부터 발까지 온몸을 천으로 감싸는 ‘부르카’까지 다양하다. 무슬림의 종교적 전통을 지키는 의상이라지만 여성 차별적이고 억압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체를 가장 적게 가리는 것은 히잡(Hijab)이다. 아랍어로 ‘베일’이라는 뜻이다. 머리와 목, 얼굴 일부만 천으로 둘러싸는 형태로 머리를 감싸는 스카프와 비슷하다. 대중적인 이슬람 전통의상으로 입고 벗기 쉽고, 무늬와 색상도 다양하다. 모로코, 튀니지 등 북부 아프리카와 터키 등에서 많이 한다. 아바야(Abaya)는 망토나 우비 스타일이다. 옷 위에 상체 전체와 엉덩이 등을 가릴 만큼 긴 망토를 걸친 것처럼 보인다. 머리까지 가리지만 얼굴과 맨손은 드러난다. 니캅(Niqab)은 머리와 신체 전체를 베일로 감싼다. 주로 파키스탄, 예멘 여성들이 입는다. 니캅을 이라크, 이란 등에서는 차도르(Chador)라 한다.
부르카(burka)는 여성의 신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가리는 엄격한 복장이다. 전신을 천으로 덮어쓰고 눈 부위만 망사로 가리는 통옷 형태로,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입는다. 부르카는 코와 입을 전부 가려 호흡이 불편하고, 시야가 망사로 가려져 좌우를 살피기도 어렵다. 1996~2001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통치 시기에 여성교육 금지, 취업활동 제한 등 극단적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며 부르카 착용을 강제했다.
아프간에 들어왔던 미군이 철수하고, 최근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부르카를 입기 시작했다. 탈레반이 과거와 같이 여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부르카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다. 타하르 지역에서는 한 여성이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고 나갔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고, 그녀의 부모가 여성을 끌어안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부르카는 생존을 위한 옷이 됐다. 부르카의 부활, 절망적인 복고 유행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