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불공정 방역과 위드 코로나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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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감염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수많은 식당, 카페, 병원 등이 무조건 문을 닫아야 했다. 또 해당 식당과 카페에 방문한 사람들을 찾아 모두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국민들은 정부 지침을 대부분 잘 따랐고 감염 확산은 통제됐다. 정부는 이른 바 K방역의 성과라고 자랑했었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되레 일일 확진자가 2천여명이 넘나드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강화한 뒤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 식당 등에서 식사하는 인원 수를 더 제한하고 배달 외에 매장 영업시간도 오후 9시로 단축했다.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조금만 참아달라고 했지만, 그 조금이 1년을 넘어섰다. 존폐의 갈림길에 선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도달했다. 집단행동 조짐까지 나타나는 등 폭발 직전이다.

▶방역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 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보안직원이 처음 발병한 데 이어 현재까지 확진 직원이 7명까지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경기도 최대 규모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수만명이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은 방역을 허술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동탄 롯데백화점은 확진자가 다녀 간 일반 식당처럼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고 성업중이다. 수만명이 드나들어 집단 감염 위험이 높은 복합시설에서 직원이 7명이나 확진판정을 받았는데도 영업을 해도 된다? 자영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결국 방역당국이 힘있는 대기업들은 방역에서도 유예 혜택을 준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 노력에도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는 전 세계적인 추세인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가는 방역 정책을 ‘위드 코로나’로 변경했다. ‘위드 코로나’는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예방접종만으로 코로나 종식이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고, 일상 통제를 완화하는 정책이다. 이제 정부도 방역 형평성을 바로잡고, 국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는 방역 정책을 미리 준비해야 할 때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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