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무더위 속에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이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비록 5회 연속 ‘톱10’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유난히도 무더웠던 이번 여름 현해탄 너머에서 전해온 태극전사들의 활약상에 국민들은 환호하고 감동했다.
▶예년과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은 메달 획득 여부와 메달 색깔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더 큰 갈채를 보냈다. 여자배구가 그랬고, 금메달 4개를 따내며 맹위를 떨친 양궁과 유럽 펜서들에 당당히 맞서 선전한 펜싱, 사상 첫 동메달의 여자 체조, 근대5종 등이 그랬다.
▶반면 국내에서 인기를 누린 야구와 축구, 해외 무대서 명성을 떨친 골프는 실망스런 경기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국민적 기대감이 컸었기에 실망감 또한 크게 다가온 탓이다. 이들 종목 구성원이 대부분 프로라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프로들의 기량이 반드시 세계 일류는 아니다. 골프처럼 세계 정상권이라고 해도 대회 당시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바뀌는 게 스포츠다. 정해진 각본 없이 수 많은 이변과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도 스포츠의 매력이다.
▶이를 잘 알기에 국민들의 올림픽 관전문화 또한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돼 좋은 결과만을 원하던 것에서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선수들 역시 이제는 국가대표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올림픽을 즐기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기쁨을 누릴줄 아는 프로다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흔히 ‘프로’(professional)라 함은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운동선수에 있어 프로는 수준높은 기량을 펼치며 그에 따른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쥐는 직업선수를 의미한다.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장 안팎 태도가 때론 칭찬을 받기도 했고, 일부는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진정한 프로는 경기장 뿐만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빛난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리더십, 태권도 이다빈, 유도 조구함의 승자에 대한 예우, 노장 투혼을 발휘한 펜싱 김정환, 양궁 오진혁의 활약, 첫 올림픽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세계와 맞선 신예들의 활약이 좋은 예다. 진정한 프로는 스스로 품격과 그 가치를 증명할 때 더욱 빛나는 것이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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