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평촌중앙공원 광복절 한반도기 게양 논란 증폭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7시 안양 평촌중앙공원에 한반도기 현수막과 이에 반대하는 팻말이 동시에 설치돼 있다. 해당 팻말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철거된 상태다. 노성우기자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7시께 안양 평촌중앙공원에 한반도기 현수막과 이에 반대하는 팻말이 동시에 설치돼 있다. 노성우기자

최대호 안양시장은 광복절 전후 평촌중앙공원 한반도기 게양논란 관련, 16일 “안양시가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걸었다는 식의 일부 보도는 악의적 오보”라고 비판했다.

최 시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모 라디오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는 평소보다 더 많은 4천700여기가 게양됐고 한반도기는 태극기와 함께 추가 게양됐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시에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비통한 심경”이라며 “한반도기를 게양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양시 공무원들이 인신공격을 당하고 여직원에게는 성희롱성 폭언과 협박 등도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 시장은 “일부 극우 유튜버와 일베 유저들이 합세해 패륜적 영상을 만들고 인터넷 게시판에 모욕적인 글을 쓰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지키자는 행사의 숭고한 취지가 인신공격과 성희롱, 폭언 등으로 더럽혀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부터 6ㆍ15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가 주관하고 자유총연맹과 새마을회, 민주평통, 바르게살기운동 등 40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광복절 76주년 기념 공감평화공원 조성행사가 오는 22일까지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이들 단체는 중앙공원 둘레길과 가로수 등지에 한반도기 50여기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대화의 문을 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40여기를 걸고 개성공단 및 북한 과학ㆍ경제 관련 사진 60점도 전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4일부터 다수의 누리꾼들이 안양시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쏟아냈다.

안양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북한 고위인사가 방문한 것 같다. 국경일에 한반도기가 걸리다니 정말 충격이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 15일 오후에는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과 애국동지회안양지회 등 일부 단체가 ‘시장님! 광복절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웬말이요?’는 팻말을 만들어 공원에 한켠에 세워놓기도 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공원에 운동차 나온 50대 부부는 사진전을 관람하면서 “북한에도 이런 기술이 있는 줄 몰랐는데 (사진을 보니까) 어느덧 북한도 기술이 (상당히)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광복절 한반도기 게양 논란에 대해서도 “괜찮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안양 토박이라는 한 어르신은 “이게 무슨 사진전이냐, 쓰XX 구경하는 것”이라며 “광복절에 국기도 안걸고 이게 잘하는 것이냐”고 격한 반응을 토해냈다.

한편 시는 이번 행사는 이념을 떠나 안양시장, 안양시의회 여야의원, 민주평통 관계자, 지역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남북교류협력심의위원회에서 2차례의 심의를 거친 뒤 진행된 사업으로 적법한 절차를 통한 합법적 행사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여야나 진보ㆍ보수를 막론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에 6ㆍ15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가 주관하고 지역 내 40여 시민사회단체가 동참한 평화행사”라고 밝혔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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