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메달결정전서 빚은 논란에 대해 사과…리그서 꿈의 4할 노린다
“허탈해서 멍 때리는 모습이 불량하게 비쳐진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1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서 만난 KT 위즈의 중심타자 강백호(23)의 말은 덤덤하고 짧았지만 진심이 가득했다.
강백호는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서 팀이 6대10으로 뒤진 상황서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메달권 진입을 넘어 ‘디펜딩 챔피언’을 꿈꾼 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한데다, 최종 명단 발표 전후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에 팬들의 분노가 오롯이 강백호만을 향했다.
강백호는 “지금 이 이야기를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지만 국가대표로서 매 경기 쉽지 않았음에도 정말로 이기고 싶었고 최선을 다했다”며 “덕아웃에서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응원했는데 나 하나 때문에 이미지가 안좋아져 죄송하다. 좀 더 신중한 행동을 보였어야 했는데 안일했다. 야구로 보여드리기보단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에서 강백호는 타율 0.308과 출루율 0.400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해외 유수의 투수들과 타자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강백호는 “미국의 타일러 오스틴, 토드 프레이저, 트리스톤 카사스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이안 킨슬러, 일본의 야마다 테츠토 등 특정 선수를 지칭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타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스트라이크 존이 KBO리그보다 더 넓었음에도 외국 타자들이 잘 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잘 치는지 궁금해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스윙을 좀 더 간결하게 다듬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이날 팀이 2대4로 뒤진 7회 삼성 좌완 이승현을 상대로 2타점 적시 2루타를 기록했고, 수비들이 홈 송구를 하는 사이 절묘하게 3루로 진루하며 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타율도 0.399를 기록, 꿈의 4할 타율을 향해 여정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강백호는 “어제 경기서도 이승현을 상대했는데 좋은 공을 갖고 있다는 점을 머릿 속에 염두에 두고 있었고, 볼 카운트가 0-2로 몰렸지만 상대 투수의 공이 코너웍되기 보단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다는 생각에 컨택에 집중했다”며 “주루 과정서 충분히 수비가 홈 승부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인데다, 포수가 공을 잡은 후 태그까지 해야해 순간적으로 3루 진루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물이 오른 타격감에 대해서도 “타격감이 좋든 안좋든 볼넷을 계속 골라내는 타석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안타만 단순히 많이 친다고 4할을 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강철 KT 감독의 통산 200승째 경기였다. 강백호는 “감독님께서 팀 선수들을 믿고 기용해주신 덕분에 팀이 점점 성장해 가고 있고 지난해엔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며 “지난해 이기는 법을 비롯해 많은 것을 배웠고 팀내에 긍정적인 마인드가 깃들었다. 올해도 팀의 선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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