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차 산업혁명과 집회시위의 미래

메타버스와 관련된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다. 집회ㆍ시위를 담당하는 경찰관이어서 그런지 영화를 보기 전 가장 궁금했던 미래 사회의 문화 중 하나가 ‘미래의 집회ㆍ시위는 어떠한 모습일까?’였다.

과연 집회ㆍ시위의 형태는 미래 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영화에서처럼 전쟁의 형태를 띨 것인가? 한국에서는 보통 데모(Demonstration)라고 많이들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위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프로테스트(Protest)다.

미래로 가기 전 과거를 먼저 살펴보면, 이 시위의 대표적인 예로 Protestant(개신교도)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종교개혁, 미국 독립 전쟁으로 이어지는 미국혁명, 프랑스혁명 등이 있다.

근현대 민주주의 체제 확립 이전에 일어난 시위의 모습은 전투, 전쟁으로 이어지거나 그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고, 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며 현재의 시위와 유사한 비폭력주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위의 형태가 과거에서 현재로 오며 폭력적에서 비폭력적으로 변화하였는데, 미래로 가게 되면 영화만큼은 아니겠지만, 폭력성은 다시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필자는 스필버그가 “Reality is the only thing that is real(현실은 ‘진짜’인 유일한 것이다.)”이라며 온라인상의 영향력에 대해 과소평가한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ㆍ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온라인상에 표출되는 다양한 갈등은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다툼으로 현실 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회ㆍ시위도 자연스레 온라인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세상의 집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집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해 규모가 커질 것이고, 익명성이 존재하므로 더 과격하고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는 각 나라의 법률이 집회ㆍ시위의 자유와 한계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가상현실 속 집회는 이것을 초월하여 자유는 늘어나고 한계는 줄어든 형태로,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하고 더 대중성이 있는 커다란 규모의 형태로, 더 과격하고 파괴적인 방법으로 기존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끼쳐 사회변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철희 부천소사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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