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승두천서 물고기 수천마리 떼죽음…평택시, 하천관리 허점

평택 승두천 보 부근에서 폐사된 물고기가 물 위에 떠있다. 정정화기자
평택 승두천 보 부근에서 폐사된 물고기가 물 위에 떠있다. 정정화기자

“잇따라 수백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하고 있는데 당국의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 건가요.”

평택 승두천과 배나무근린공원 함양지 등지에서 물고기가 잇따라 집단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관계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평택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천동 승두천 보 부근에서 붕어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진상조사에 나선 시 환경지도과 직원들은 승두천 등 현장에서 떼죽음을 당해 물위로 떠오른 붕어 등 물고기 수천마리를 발견하고 즉시 수거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물고기는 길이가 30㎝에서 15~20㎝에 이르고 있으며 수종도 붕어가 대부분이었고 일부 잉어 등도 눈에 띄었다.

시는 물고기 폐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폐사한 물고기 시료와 하천물 등을 채취, 각각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평택 승두천 보 부근에서 폐사된 물고기가 물 위에 떠있다. 정정화기자
평택 승두천 보 부근에서 폐사된 물고기가 물 위에 떠있다. 정정화기자

이 곳에선 지난해에도 물고기 수백마리가 폐사했다. 시는 당시 하천 바닥에 쌓인 슬러지 부패와 부영양화 등을 폐사원인으로 꼽았다.

유천동 주민들은 승두천에서 물고기들이 수천마리가 폐사했다는 사실은 승두천이 그만큼 오염됐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유선호씨(38)는 “물고기 집단폐사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악취는 물론 보기에도 좋지 않아 이 곳에 오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김정현씨(45)도 “몇차례 물고기 집단폐사로 충분히 경각심을 갖고 대비할 수 있었는데도 똑같은 일이 또 발생했다”며 “시에서 체계적인 관리 지침을 만들어 더 이상의 물고기가 죽어가지 않게 해야 할 것”고 말했다.

이상규 유천3동 통장은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승두천에서 물고기 폐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승두천 수질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하천 바닥의 슬러지를 제거하는 등 관련 부서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에도 평택 배나무근린공원 함양지(인공연못)에서 물고기 수백마리가 이화하수처리장 유량계 가동 중단으로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평택=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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