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장타율 저하 속 높은 득점권 타율ㆍ주자 진루 비율로 선두 질주
KT 위즈가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의 방출에도 불구하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득점권에서의 높은 집중력과 ‘효율적인 진루’가 원동력으로 꼽힌다.
지난 6일까지 KT 타선은 팀 득점권 타율이 0.299로 리그 1위다. 외국인 타자 부재로 팀 장타율이 0.396로 지난해 0.437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타자들의 집중력과 주자의 공격적인 주루로 창단 후 전반기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백업에서 주전급으로 도약한 허도환과 김병희가 각각 득점권 타율이 0.600, 0.455로 좋은 활약을 펼친 가운데, 주포 강백호(0.395)와 황재균(0.388) 등 8명이 3할 이상의 득점권 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팀타율(0.271)이 리그 5위, 안타(659개), 홈런(58)개로 모두 7위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두를 지키는 비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한 주자들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도 득점력 강화에 한 몫했다. KT는 주자가 루상에 있는 상황서 안타가 나왔을 때, 주자가 두 베이스 이상 진루한 비율도 44.8%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을 뿐아니라 횟수도 143회로 가장 많다. 특히, 안타 상황시 1루 주자가 3루나 홈으로 진루한 비율도 30.1%로 2위이며, 2루 주자가 홈인한 비율도 70.6%로 리그 최고다.
희생번트, 희생플라이, 진루타 등 아웃카운트와 맞바꾼 주자의 진루 빈도도 높았다. KT는 안타와 아웃카운트 모두 주자를 진루시킨 비율이 29%로 2위에 자리했다. 1루 주자를 아웃카운트와 맞바꿔 2루로 진루시킨 비율도 14.1%로 두 번째 높았다. 주자들의 작전 수행 능력은 물론 밀어치기 등 팀 배팅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일본에서 ‘데이터 야구의 시조’라 불리는 故 노무라 카츠야 감독은 “야구에서 3할의 안타를 살리기 위해서는 7할의 범타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주자 진루는 중요하다.
아웃카운트와 주자 진루를 적절하게 바꾸는 것은 물론,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는 KT 타선의 활약에 다른 팀 관계자와 팬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팀내 장타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난 2010년대 후반 이후로 KBO리그가 다시 투고타저로 돌아가고 있어 우리 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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