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60세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도 코로나 예방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부작용 관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2021년 6월 27일 기준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분석 결과를 보면 총 1천880만6천956건의 접종 건 중 이상사례 신고율은 8만4천839건으로 0.45%였다. 다빈도 증상인 근육통, 두통 등의 통증과 발열증상이 나타날 때는 해열진통제 복용과 충분한 휴식이 권장된다.
백신 접종 후 복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로 ‘소염기능이 없는 성분’이 1차적으로 권고되는데, 바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소염작용이 있는 해열진통제는 염증을 억제하는 체내 작용기전 상 백신의 정상적인 면역 형성 과정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1차로 권고되지 않는다.
그러나 1차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권장된다고 해서 소염작용이 있는 해열진통제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효과가 없거나 금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백신의 면역 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이미 특허가 만료되어 국가에서 관리한 기준에 따라 동일한 성분·효능·효과를 가진 제품들이 여러 회사에서 시판 중이다. TV광고를 통해 국민이 흔히 아는 제품으로는 타이레놀이 있으나, 타세놀, 써스펜, 슈메디펜, 이지엔6에이스, 스피드싹, 솔루아펜, 마하펜, 아미노펜, 에스빌, 크린탈, 트라몰, 나스펜 등 다양한 제품이 약국가에 유통 중이다. 그런데 각종 언론에서 백신 부작용 관리법을 보도할 때, 국민이 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에 친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품명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왜곡 보도가 이어졌고, 이는 지난 6월 타이레놀 품귀현상으로 이어졌다.
“타이레놀 있어요?”라며 더운 날 타이레놀을 찾아 약국을 많게는 10곳을 돌아다니시던 환자들을 보며 참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환자로서는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백신 부작용 관리 의약품을 상비약으로 준비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약국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을 먼저 권한다. 그런데, “꼭 타이레놀 먹으라고 TV에 나왔어요.”라고 말씀하시는 환자들이 아직도 약국에 많이 방문하신다. 약사가 TV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중 대표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예로 든 것일 뿐, 타이레놀이 아니어도 동일 성분, 동일 효과 제품이라고 설명 드리지만, 일부 환자들은 “그래도 타이레놀이 잘 들어요.”라고 말씀하신다.
가장 좋은 의약품을 복용하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은 당연하다. 우리는 모두 A라는 제품을 복제해 만든 B라는 제품을 구매해 본 뒤 실망해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타이레놀이 가장 좋고, 카피약은 성능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그러나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경우가 다르다. 원개발사의 특허 만료 후 생산된 동일 성분의 동일 효과 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카피약ㆍ복제약이라고 명명하지 않고 제네릭(generic) 의약품이라고 부른다. 왜 카피약이 아니라 제네릭(generic) 의약품이라고 불릴까? 다른 소비재와 달리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완벽히 성분·효능·효과가 같게 국가에서 관리하여 일반명사화(general) 되었기 때문이다.
제네릭 의약품과 원개발사 의약품의 차이는 원개발사 제품 공정 내에서도 발생하는 생산 오차 정도일 뿐 통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다. 원개발사의 특허권이 종료되고 나면 의약품 가격을 낮추고 독과점의 폐해로 발생하는 유통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환자들이 광고를 통해 익숙한 원개발사 브랜드만을 고집한다면, 대체품이 단종되고 적정 수급이 되지 않아 이번 타이레놀 품귀 대란처럼 필요한 성분의 의약품을 적시에 구할 수 없는 사태가 빈번해 질 수 있다. 원개발사에서 지속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 건전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위해서는 환자들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이해와 슬기로운 소비문화 협조가 중요하다.
코로나로 언택트가 일상이 된 요즘, 이제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생활을 되찾고 싶다. 전 국민이 안전하게 집단면역을 형성할 때까지, 약사들은 국민의 바로 곁에서 백신 부작용 관리 상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가까운 약국의 약사님을 찾아 해열진통제 복약지도를 받아보자.
황조음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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