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디자인 통한 제구력 향상…KT, 계속된 ‘트레이드 신화’에 뎁스 강화
프로야구 KT 위즈가 파죽의 8연승을 달리며 선두 독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베테랑 불펜투수 박시영(32)의 활약이 조명을 받고 있다.
박시영은 지난 14일까지 14경기에 등판해 15.2이닝 동안 1승 3홀드, 탈삼진 19개를 수확하는 동안 볼넷은 4개만 내줬다. 평균자책점도 1.15로 그의 활약상을 말해준다.
박시영은 지난해 말 동갑내기 내야수 신본기와 함께 롯데에서 트레이드 됐다. 당시 KT는 군입대 예정인 유망주 최건(투수)과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으로, 올 시즌 대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었다.
박시영은 종전 뛰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력이 일정치 못한데다 피홈런 수가 많은 등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었다. 짧은 팔 스윙에서 나오는 140㎞ 후반대 속구와 포크볼은 위력적인 반면, 우완 투수임에도 우타자에게 더 약한 모습으로 한계를 보였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2월 부산 기장과 울산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에 박시영을 포함시켜 기대감을 표했다. 최근 다른 팀에서 입지가 좁아진 유원상, 이보근, 전유수 등 노장 불펜 투수들을 영입해 재개조를 통해 지난 시즌 큰 힘을 얻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박시영 영입 당시 “박시영의 주 무기가 포크볼인데, 유원상과 이보근도 포크볼이 결정구라 비슷한 점이 많다”며 “영입 고려 대상의 구위를 우선적으로 체크한다. 박시영의 구위라면 우리 팀의 장점인 피칭디자인을 통해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시영은 지난 5월 8일부터 1군에 합류해 연일 호투를 이어왔다. 5월 23일 한화전 1이닝 1실점 이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일 키움전에서는 주 무기인 포크볼 대신 던진 21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져 네명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1.1이닝을 수비수 도움 없이 혼자 책임지는 퍼펙트 투구를 했다. 매년 슬라이더 구사율이 20%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40%를 상회하고 있어 피칭디자인을 통해 완전히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T는 올 시즌 초반 투수 안영명과 내야수 김병희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데 이어 최근에는 박시영과 포수 허도환, 내야수 강민국 등 불펜 및 백업자원들이 선전하며 팀의 선두 행진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밑지는 트레이드를 해본 적이 없는 ‘되는 집안’ KT가 올 시즌도 ‘트레이드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어 타 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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