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공백 잘 메우며 공ㆍ수 맹활약…데뷔 최고의 시간 보내며 존재감 과시
“(장)성우가 빠지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 감독으로서 든든합니다.”
파죽지세로 선두를 질주하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 포수 허도환(37)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허도환은 4일 오전까지 21경기 51타석에 나서 타율 0.275와 홈런 2개를 기록하고 있다. 표면적인 성적만 보면 백업포수로서 쏠쏠한 활약 정도로 여겨지지만 홈런과 타점의 순도가 상당하다.
허도환은 올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았다. 젊은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평가하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방침으로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2군을 지켰다. 그러던 중 지난 5월부터 1군에 콜업됐고, 주전포수 장성우의 부상으로 6월 17일부터 주전 포수로 나서 공ㆍ수 양면에 걸쳐 팀을 지탱하고 있다.
허도환은 지난달 26일과 27일 한화전서 이틀 연속 홈런을 쳐내며 팀의 스윕승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 2일 키움전에서는 4회 1사 2,3루에서 스퀴즈 번트로 선취점을 뽑아낸 건 물론, 6회에도 1사 2루서 중전 적시타를 날려 팀의 4대1 승리를 견인했다. 그가 주전 포수로 출전한 기간 동안 팀 성적은 무려 10승(4패), 평균자책점 3.11로 모두 1위다.
허도환은 지난 2003년 두산에 입단한 후 한 차례 방출을 거쳐 2011년 넥센(키움 전신)을 비롯해 한화, SK(SSG 전신) 등을 거쳐 온 전형적인 저니맨이다. 넥센 시절 1~2년을 제외하면 선수 생활 내내 1군 백업과 2군을 오갔다. 블로킹과 프레이밍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력과 주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의 통산 성적인 타율 0.210, 10홈런이 대변해준다. 하지만 10년 동안 1군 무대서 그를 꾸준히 원했던 이유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팀을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2018년 SK의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6차전서 홈플레이트를 지킨 선수도 바로 허도환이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팀 분위기를 이끄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물 오른 타격감에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의 복귀에도 허도환을 선발 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선도 5번과 6번을 맡는 등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여타 주전포수 못지 않은 존재감으로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허도환의 활약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꿈꾸고 있는 KT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허)도환이 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이런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나와줘야 팀이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 든든한 백업포수의 존재는 크다"라고 칭찬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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