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시민을 위한 가장 안전한 접종센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4월 1일 수원시 최고령자인 104세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와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후 꼬박 90일.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인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선 늘 긴장이 흐르고 있다.
75세 이상 고령층 예방접종을 시작으로 28일 기준 접종 인원만 4만1천400여명이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예진에서부터 백신 접종, 이상 반응 확인까지 모든 의료 지원을 담당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의 실무를 총괄하는 임상현 아주대병원 진료부원장(54)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수원시에서 접종센터를 제안했을 때, 병원으로서 당연히 도와야 했다”며 “특히 아주대 체육관은 병원과 붙어 있어 예방접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걸어보지 않았던 길, 쉽지는 않았다. 정부 지침대로 인력 구성을 했지만, 현장의 상황은 달랐다. 백신 냉장고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약사가 백신 잔여량을 관리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려고 준비할 사항을 재차 점검했다. 이에 예진은 의사가, 접종은 간호사가, 모니터링은 간호사와 응급의학과 의사가, 백신 냉장고 온도관리와 확인은 약사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임 진료부원장은 “병원에서 2월에 첫 접종을 할 때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직원 배치와 현장 대응 등을 꼼꼼히 점검한 결과 실전에서 고령 방문객이 한꺼번에 와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며 “화이자를 접종한 한 방문객에게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증상이 나타났는데 바로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안전하게 고비를 넘겼다”고 떠올렸다.
지속 가능한 예방센터를 위해선 효율적인 시스템도 구축해야 했다. 대량의 백신을 소분하기 위해선 장치가 필요했다. 오염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고민한 끝에 클린벤치를 특화했고, 이후 타 병원으로 전파됐다. 의료진의 피로도를 막고자 과에서 전담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산시켰다. 어느새 아주대병원 예방접종센터가 구축한 시스템은 하나의 ‘룰’이 됐다.
임 진료부원장은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반영해준 정부와 수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이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의료 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 것은 경기남부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민안심병원ㆍ중증응급진료센터 지정, 응급ㆍ외래ㆍ소아외래 선별진료소 운영,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중증환자 치료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힘써 왔다. 병원에선 매일 전체 부서장 회의가 열렸고, 예방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파견직을 포함해 5천4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큰 감염이나 우려할 상황은 없었다. “우리가 뚫리면 안 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직원 모두가 맞선 덕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주대병원은 임상시험센터와 감염내과 최영화ㆍ허중연 교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임상시험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 ‘경기도 감염병 임상시험 연구 수행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아주대병원은 올해 말까지 예방접종센터 의료 지원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거나, 혹은 더 지체할 경우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임 진료부원장은 “아주대학교병원이 이번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에 의료 인력을 파견해 안전하고 신속한 백신 접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개원 이후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것처럼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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