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을 돌아왔네요" 안양시 손영태 전 전공노위원장 등 해직 공무원 복직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해직됐던 전 안양시 공무원 4명이 28일 복직했다. 노성우 기자

“긴 세월을 돌아왔네요. 직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해직됐던 전 안양시 공무원들이 1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안양시지부는 28일 오전 안양시청 앞에서 손영태 전 전공노 위원장, 이호성 전 전공노 조직실장, 라일하 전 전공노 사무처장, 이진형 전 전공노 경기지역본부 사무처장 등 복직 공무원 4명에 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이번 환영식은 공무원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다 해고된 뒤 끈질긴 복직 투쟁을 통해 17년 만에 정든 일터로 돌아오는 동지들을 환영하기 위해 전공노 안양시지부가 마련했다.

손영태 전 위원장은 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 1ㆍ2대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8년 전공노 4대 위원장에 당선된 바 있다. 이후 산재된 공무원단체 통합을 주도하며 전국 최대 단일 노조를 출범시키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9년 서울에서 열린 공무원 등 시국선언탄압 규탄시국대회에 참여한 뒤 징계처분을 받고 파면됐다.

17년 만에 복직하는 이호성 전 조직실장은 지난 2004년 노동3권 쟁취 총파업을 이끌다 2005년 해임됐으며, 라일하ㆍ이진형 전 사무처장은 노조 전임활동을 이유로 2010년 4월 해직됐었다.

손 전 위원장은 “안양시에 1992년 입사했는데 오랜 시간 같이 한 공간에서 일해준 동료들이 참석해줘 감사하다”며 “안양시 민주화와 부정척결, 직원 권익 향상 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성 전 조직실장은 “참으로 긴 세월을 돌아왔다. 세월은 길었지만 우리의 노동조건은 아직도 열악하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호 시장은 “공무원 권익 증진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고 희생했던 해직 공무원들의 복직을 축하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동료 공무원 A씨는 “동지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힘이 돼 줄 것”이라고 환대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직원들의 권익을 위해 싸웠던 이들의 복직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말고 직원은 물론, 시민들의 노동과 인권을 보호하는 데 앞장 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복직은 지난 4월 시행된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이뤄졌다. 복직된 공무원들은 앞으로 시 노동인권센터 설립추진 관련 역할을 맡게 된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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