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바스, 주중 '선발 잔류 여부' 판가름 전망

제구 난조로 부진 이어지며 불펜 전환 검토…최근 구위 살아난 점은 호재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제공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1)의 선발진 잔류 여부가 이번 주중 판가름 날 전망이다.

쿠에바스는 지난 25일 한화와 원정경기서 5이닝 무실점으로 강우콜드 완봉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당초 23일 이강철 감독과의 면담 후 불펜행이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본인이 선발진 잔류를 강하게 희망해 향후 2주간 기회를 더 주기로 했다.

KT 홍보팀 관계자는 “코칭스태프는 쿠에바스의 구속ㆍ구위가 건재하나 제구에 기복이 있다고 생각해 보직 변경을 검토했다”라며 “다만 선수 의지도 강했고 오는 30일 LG와 중요한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선발 기회를 더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는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 30일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한화전 완봉승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여전히 시즌 성적은 11경기 등판, 57이닝 평균자책점 5.84, 3승(3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시즌 부진은 제구 난조에서 비롯됐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57이닝 동안 볼넷 31개를 내주며 9이닝당 볼넷 갯수가 4.80개에 이른다. 지난 2년간 9이닝당 2.86개를 내준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제구가 나빠졌다. 매년 66% 이상이던 스트라이크 비율도 62%대로 떨어졌다.

다만 시즌 초와 달리 현재 구위가 눈에 띄게 올라와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쿠에바스는 전체 투구수 중 속구가 약 50%며, 이 중 포심과 투심을 절반 가량 섞어 던진다. 시즌 초 컨디션이 나빴을 때 포심 평균구속이 142㎞대에 머물렀고 투심도 139㎞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한화전서는 포심 평균구속이 147㎞대에 이르렀고, 투심도 144㎞대까지 올랐다. 6월 한 달 동안 포심 평균구속 145㎞ 전후를 유지 중이고, 투심도 143㎞대로 시즌 초반보다 나아진 모습이다.

KT는 쿠에바스가 다시 난조를 보이면 다음달 6일 전역하는 엄상백과 한 차례 선발 등판한 심재민의 중용, 베테랑 불펜투수들의 콜업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선발 등판 시간이 많지 않은 쿠에바스가 이번 주 LG전서 호투를 펼쳐 선발진에 잔류할 수 있는 입지를 굳힐 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두 시즌간 보여준 게 있는 투수니 믿고 기다려주기로 했다. 설령 불펜으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흔쾌히 수락하고 납득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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