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약사회 약이 되는 ‘약’ 이야기]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

박정완 약사
박정완 약사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명칭(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 INN)이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엘은 아스피린(Aspirin)이라는 브랜드명(상품명)으로 판매를 시작하게 된다. 아스피린은 바이엘이라는 회사에 특허권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은 고유명사화되어 특허권 행사를 하지 않아서 유* 아스피린, 한* 아스피린 등등의 브랜드명이 가능하다. 해열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을 기반으로 브랜드명이 타이레놀이 있다.

인간은 60조 개에 달하는 세포가 있다. 60조 개가 있다는 말은 세포마다 칸막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세포막이라 한다. 세포막의 주성분은 요즈음 건강식품으로 널리 소개되고 있어 많이 알고는 인지질(phospholipid)이다. 이 인지질은 우리가 피곤하다는 등의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분리되어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으로 바뀐다. 학창시절 배운 필수지방산으로 기억이 나신 분도 있을 것이다.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은 사이클로옥시게나제(cyclooxygenase. COX) 라는 효소에 의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과 트롬복산(thromboxane)을 생성시킨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염증, 발열 상태를 만들지만, 위벽 상태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네가티브 작용도 있지만 포지티브 작용도 있는 물질이다. 트롬복산은 출혈시에 지혈을 시키는 작용을 하는 꼭 필요한 물질이다.

아스피린은 사이클로옥시게나제 라는 효소가 작용을 못 하게 하는 약물이다. 아스피린의 복용은 프로스타글란딘과 트롬복산의 생성을 못 하게 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 억제로 염증이나 발열 상태가 해소되지만, 위벽 상태를 보호하는 작용도 없어져서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심한 위장 장애가 나타난다. 우리가 아는 소염진통제 약물의 위장장애는 이러한 기전에 의한 것이다.

트롬복산도 생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혈시키는 작용이 없어진다. 다른 표현으로 지혈시키기 위해 피가 엉키는 혈전(血栓, 피떡)이 생기지 않는다. 예기치 않는 상황으로 꼭 필요한 지혈을 도와주는 혈소판이 있는데 이 혈소판의 작용을 억제하는 트롬복산을 만들지 않게 하는 약물이 아스피린이다. 이런 류의 약물을 항 혈소판 약물이라 한다.

이러한 항혈소판 약물은 주로 동맥에서 발생하는 혈전에 사용된다. 동맥과 달리 정맥은 압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압력이 존재하지 않아 혈류의 흐름이 아주 늦어서 혈액이 응고되기 쉬운 것이 바로 정맥 혈관이다. 그래서 정맥에서 발생하는 혈전에는 항응고제를 사용한다. 대표적 항응고제에는 고전적인 와파린이 있다. 요즈음은 와파린의 문제점을 개선한 릭시아나 등이 사용된다. 동맥에서 생기는 혈전은 일반인도 많이 알고 있는 질환이지만, 정맥혈전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혈전 예방 약물에는 각기 증상에 필요한 약물이 처방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으로 나타나는 혈전증은 이상에 열거한 혈전증과 달리 혈소판감소증이 동반된 매우 드문 혈전증이므로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방지 약물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가 접종 전에 사용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박정완 약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