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KT, 하위권 상대 부진ㆍ투수 교체문제 극복 ‘절실’

하위권 상대 승수쌓기 전략 필요…벤치의 불펜 교체 ‘실기(失期)’ 줄여야

프로야구 KT 위즈가 최근 잇따라 최하위권 팀들에 영봉 참패와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며 첫 한국시리즈 진출 기대감을 높인 KT는 시즌 개막 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하위권 팀들에게 번번히 발목이 잡히면서 2~4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KT는 7일 현재 27승23패, 승률 0.540로 공동 4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와 불과 2경기 차여서 언제든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여러 차례 선두 도약 기회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최근 하위권 팀만 만나면 맥을 못추는 타선과 투수 교체 타이밍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벤치에 원인이 있다.

KT는 지난 5월 20일 4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올랐으나, 다음날부터 9위 한화에 0대4, 0대5로 연속 영봉패를 당했다. 하위권을 만나 단독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에서 4안타, 1안타 빈타로 완패 수모를 당한 것이다.

또한 선두에 2경기 차 2위던 지난 4일 최하위 롯데와의 홈경기 1차전서는 완투한 상대 선발 박세웅에게 타선이 농락당하며 3안타, 0대15로 참패했다. KT는 다음날 선발 투수 소형준의 무실점 호투 속에 13안타를 집중시키며 8대1로 설욕했으나, 6일 어처구니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 속에 8회까지 7대2로 크게 앞서 위닝시리즈를 눈앞에 뒀지만 9회 5점을 빼앗겨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7대8로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 타선의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으나, 네번째 투수 심재민이 9회 상대 타선에 난타를 당하는 상황 속에서 늦은 투수 교체가 패배를 자초했다.

최근들어 KT 벤치는 다소 빠르거나 늦은 교체 타이밍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물론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리드를 지키고, 불펜 투수의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함이었겠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투수력 소모를 더 가져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SNS나 경기 문자 중계에 실리는 팬들의 댓글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KT의 열혈팬이라는 정모씨(수원시 정자동)는 “요즘 KT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흥미가 너무 떨어진다. 작전도 없다. 팬의 입장에서 패하더라도 선수나 벤치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그렇지 못면서 경기 보기가 싫어진다”고 전했다.

KT가 전례없이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 우위를 점해 원하는 가을야구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잡아야 하는 경기’의 승리와 벤치의 보다 적극적인 지략이 필요한 시점이다.황선학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