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글쎄?… KT, 황재균 불안한 수비에 내야 흔들

▲ KT 위즈 로고

프로야구 KT 위즈가 ‘캡틴’ 황재균의 복귀에도 오히려 내야진이 흔들리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

4일까지 KT 내야진은 실책 33개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각종 시프트 도입으로 견고함을 만들어낸 점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스럽다. 세부 스탯면에서도 KT 내야진은 수비득점기여도도 -0.04로 리그 4위에 그쳤다.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쉽다.

수비 불안의 원인으로 황재균의 이른 복귀가 지목된다.

황재균은 지난 4월24일 롯데와의 홈 경기서 5회 안치홍의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어오르며 안면부를 강타,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이후 가벼운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든 후 지난달 18일부터 가벼운 야외 훈련을 시작했다. 이어 퓨처스리그(2군)에서 지난달 29일과 30일 경기 출전 후 지난 1일 1군에 복귀했다.

황재균은 현재 1군 복귀 후 수비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황재균은 LG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5대5로 맞선 8회 1사 3루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타자 유강남이 친 3루 땅볼을 포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한번 떨어뜨렸고 결국 타자 주자만 잡아내는데 그치며 3루 주자 김용의의 홈인을 허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평범한 타구였는데다 포구 시점에서 김용의가 홈까지 3분의 1도 채 가지 못한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결국 김용의의 홈인은 결승점이 됐고 KT는 이날 5대6으로 패했다.

황재균이 불안한 수비는 지난 4일 롯데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계속됐다. 황재균은 0대1로 뒤진 3회 1사 3루에서 정훈의 3루땅볼때 홈으로 악송구를 범하며 3루주자 추재현에게 홈인을 허용했다. 추재현이 홈까지 절반 이상 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송구를 낮게 뿌리거나 타자 주자만 잡는 선택을 해야 했지만 송구가 높아 포수 허도환이 제때 태그할 수 없었다. 1회에 나온 권동진의 아쉬운 포구도 황재균의 낮은 송구가 빌미가 돼 아쉬움이 더했다.

당초 코칭스태프는 황재균의 골절 후유증을 대비해 지명타자 기용을 시사했지만 정작 1군에 복귀하자마자 다시 3루를 맡기고 있다. 신본기, 권동진, 천성호, 김병희 등 팀에 대체자가 많은데다 성적도 3위로 준수해 조급한 기용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고 있다.

KT의 한 코칭스태프도 “아직 황재균의 컨디션이 100% 아닌 건 사실”이다 “경기를 하다보면 수비도 나아질 것으로 본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른 내야수들도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수비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 중이다.

유격수 심우준이 공수에서 예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벌써 실책수가 8개에 이른다. 수비득점기여도도 0.65에 그치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인 오지환(LGㆍ7.40), 마차도(롯데ㆍ4.04) 등과 비교할 때 우위에 있지 못하다. 1루수 강백호도 실책 9개로 타격 재능 대비 아쉬운 수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위에 오른 KT는 타선의 맹활약과 투수진의 분전만큼이나 수비진의 견고함도 이변의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현재 수비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 더 큰 목표 달성은 요원할 전망이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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