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 부진 장기화 속 주전 2루수 경쟁 점화

박경수,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김병희ㆍ권동진 등 거센 도전으로 진퇴양난

▲ 박경수.경기일보 DB
박경수.경기일보 DB

프로야구 KT 위즈의 ‘베테랑 2루수’ 박경수(37)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박경수’를 노리는 후배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박경수는 3일 현재 37경기에 출전해 117타석 동안 타율 0.186, 5홈런으로 부진하다. KBO리그에서 1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91명 가운데 뒤에서 세번째로 낮은 타율이다. 박경수보다도 타율이 낮은 두 명이 임종찬, 유장혁(이상 한화) 등 프로 초년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부진은 우려할 수준이다.

박경수는 지난 2015년 FA로 KT에 입단한 후 지난해까지 6년간 평균 타율 0.274, 105홈런으로 맹활약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KT의 창단 초기 공수 양면에 걸쳐 맹활약을 펼쳐 팀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올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일각에선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노쇠화를 우려하고 있다. 박경수는 올 시즌 체인지업과 같은 ‘오프스피드’ 구종에 취약한 모습이다. 매년 타율과 별개로 체인지업의 컨택율이 65~78%대에 이르렀었다. 체인지업 컨택율이 높을 때는 2할대 후반 타율, 낮았던 시기에는 2할대 초중반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체인지업 공략 여부가 한 시즌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올해 박경수는 체인지업 컨택율이 61%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를 파악한 상대 투수들도 박경수를 겨냥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6%대에서 15.6%로 높여 노골적인 목적투를 하고 있다.

베테랑 타자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배트스피드와 반응 속도가 느려져 투구 속도에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 아직 속구 대응력과 장타력이 무너지지 않아 반등 요인이 남아있다. 문제는 본인이 얼마나 빨리 문제점을 극복하느냐다.

현재 KT에선 ‘포스트 박경수’로 꼽히는 자원에 김병희ㆍ권동진이 경쟁하고 있다. 김병희는 올해 2루와 3루를 오가며 23경기에 출전, 타율 0.316, 3홈런으로 감초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졸 신인 권동진도 2루, 3루, 유격수를 소화하며 알찬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일 3루수 황재균의 1군 콜업과 함께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베테랑 내야수 신본기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박경수는 노쇠화 우려와 함께 거센 내부 경쟁의 어려움에 처해있다. 박경수와 후배들간 선의의 2루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지켜볼 일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기록과 별개로 (박)경수가 경기장 안팎에서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타순 조정이나 대타 활용 등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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