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나 혼자 산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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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중에 ‘나 혼자 산다’가 있다. 1인 가구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기러기 아빠, 독신남, 각기 다른 이유로 혼자가 된 연예인의 싱글 라이프가 진솔하게 소개돼 인기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나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4%로 나타났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가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5.8%, 2015년 21.3%로 계속 상승 추세다. 성별로는 여성(53.0%)이 남성(47.0%)보다 많다. 연령별로 70세 이상이 26.7%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19.0%), 50대(15.4%), 20대(13.6%), 30대(13.0%) 순이다. 혼인상태는 미혼이 40.2%로 가장 많고, 이어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이유는 학업이나 직장·취업이라는 응답이 24.4%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가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의 소득은 50만∼100만원 미만(25.2%)이 가장 많았다. 1인 가구로 살면서 가장 부담되는 항목은 주거비(35.7%)로 나타났다. 다음이 식비(30.7%), 의료비(22.7%)라고 답했다. 혼자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를 꼽았다.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어렵다’는 응답도 많았다.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으로 떠올리는 부부와 미혼 자녀의 구성은 10가구 중 3가구뿐이다. 현재 혼자 사는 이들 10명 중 7명이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들 중 20대의 55.2%, 미혼자의 60%가 혼자 살 생각이란다. 가족과 사는 이들까지 포함한 전체 20대의 절반이 ‘독신으로 살 것’(53%)이라는 응답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대세로 굳혀질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살고 싶다는 20대가 많다니 출산율이 걱정이다. 중장년·고령층의 고독ㆍ고립 등도 문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청년·중장년·고령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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