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파이네ㆍ배제성만 제몫…부진 3명 안정 찾아야 선두 경쟁 희망
“선발투수 5명이 1년 내내 잘 던지길 바라는 건 욕심입니다. 그 중 3명만 꾸준한 모습을 보여도 좋을텐데….”
이강철 KT 위즈 감독(55)은 최근 흔들리고 있는 선발진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KT 선발진은 24일 현재 216.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이닝수 2위, 평균자책점 4위로 상위권에 속해 나쁘지 않다. 특히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는 투구)는 17회로 2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에 이어 건재한 모습이다.
하지만 속 사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진 끝에 퓨처스리그(2군)로 내려갔다. ‘신인왕’ 소형준은 지난해만 못하고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를 마치고 돌아와 호투하던 고영표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
KT 선발진은 당초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필두로 쿠에바스와 배제성, 소형준, 고영표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시즌 개막을 앞두고 쿠에바스가 목 부위 담 증세로 2주 늦게 시즌을 시작, 6경기서 28이닝을 투구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7.39로 부진하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라며 지난 20일 쿠에바스를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냈다.
고영표와 소형준도 5월 들어 흔들리고 있다. 고영표는 지난달 다섯 차례 선발 등판해 31이닝 동안 3승1패, 평균자책점 3.48을 수확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하지만 5월 들어 승리 없이 12이닝 2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20일 두산전은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3이닝 동안 7피안타 6실점으로 흔들렸다.
소형준도 5월 3경기서 12이닝 평균자책점 9.75를 기록, 데뷔 후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형준은 지난달 4일 개막전서 한화를 상대로 5.2이닝 2실점 호투하며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구위 저하로 지난달 17일 1군에서 말소돼 휴식을 취한 후 29일에 복귀했다. 복귀전서 SSG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활약한 후 단 한번도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현재 KT 선발진은 리그 평균자책점 1위(1.66)를 기록 중인 데스파이네와 5월 한 달간 3승1패, 평균자책점 1.57로 호투한 배제성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시즌 초반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KT 선발 마운드가 일부 부진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이나 대체 자원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치열한 상위권 경쟁에서 한 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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