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엔 ‘○세권’이란 신조어가 많다. 주변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에 따라 입지환경이 달라지고 집값이 뛰기 때문에 ‘○세권’에 관심이 많다. ‘역세권’은 대략 500m 이내에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걸어서 5분에서 10분 정도 거리여서 교통환경이 좋아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 숲 근처 등 녹지가 많은 ‘숲세권’, 공원이 있는 ‘공세권’, 전망이 뛰어난 ‘뷰세권’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학생이 있는 가정은 학교나 학원이 가까이 있는 ‘학세권’을 중요시 한다.
‘스세권’이란 용어도 있다. 스타벅스 카페가 가까이 있는 경우다. 카페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스타벅스는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브랜드 자체로도 건물가치를 높여 스세권을 중시하는 추세다.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사람이 몰리고 지역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다. 새 아파트 상가건물엔 다른 점포 유치를 위해 ‘스타벅스 입점 확정’이란 플래카드가 붙기도 한다.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은 1999년 7월 오픈한 이화여대점이다. 20년이 넘은 지금 스타벅스 매장은 전국에 1천250여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스타벅스의 등장은 국내 커피시장 판도를 변화 시켰다. 그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나 다방커피를 마셨다면 스타벅스 등장 이후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생기고, 골목 카페도 크게 늘었다. 커피 소비량도 급증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11조원을 넘었다.
앞으로 지역 상인과 임대인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되면 스타벅스 직영 매장을 낼 수 없다. 다이소나 올리브영도 마찬가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최근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상권법)’을 의결했다. 이달 본회의 통과가 확실해 보인다. 지역상권법은 임대료 상승에 따른 소상공인의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을 막겠다는 취지다. 대형점포가 주변 상권을 형성하고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는데 무조건 막는게 옳은지 모르겠다. 소비자 선택권과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것인지, 정치논리인지도 애매모호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