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난임부부 5쌍 중 1쌍 ‘한의약’ 효과

경기도한의사회 사업 결과보고회, 여성은 물론 남성 지원 확대 강조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 결과발표회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 결과발표회

#1. 올해 결혼 6년차인 주부 L씨(용인ㆍ35)는 나팔관 한쪽이 막힌 문제 등으로 지난 5년여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시험관 시술을 시도해보려던 어느 날 어머니가 약국에서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포스터를 봤다며 L씨에게 소개해줬다. 그는 일주일에 2회씩 인근 한의원을 찾아 침 치료와 뜸 치료를 병행하고 남편과 함께 생활습관 등을 개선했다. L씨는 “3개월 정도 노력한 결과 임신이 됐다. 지난해 3.06㎏의 여아를 출산하고 다음달 돌을 앞두고 있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는데 한의약 덕에 아이를 안게 됐다고 생각해 감사하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도움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 화성에 거주하는 S씨와 남편은 결혼 5년차에 난임 진단을 받았다. 두 차례의 시험관 시술도 무용지물이었다. 돈은 돈대로 버리고 S씨의 건강도 나빠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S씨 부부는 우연히 길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S씨의 남편은 “임신이 안 되더라도 최소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셈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이었는데 자연임신에 성공했다. 저희 부부는 한의원에 빚을 많이 졌다”며 “그동안 ‘아내’에게 초점 맞춰진 지원들이 앞으로는 ‘남편’에게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2
▲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

경기지역 난임부부 5쌍 중 1쌍이 한의약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여성’에게만 집중됐던 지원이 ‘부부 동시’ 지원으로 확대되면서 임신 성공률이 높아져, 앞으로는 남성에게도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한의사회는 지난 13일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에 대한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경기도와 경기도한의사회가 함께 추진하는 이 사업은 한의약적 치료로 난임여성의 신체를 자연임신에 적합한 상태로 개선하는 내용이다. 이번 결과보고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했던 2019년도 사업에 대한 성과 보고 등을 중점으로 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한 3년치 사업 내용을 비교해보면 사업 참여 신청자 수는 해마다 231명(여성), 227명(여성), 386명(여성 238명ㆍ남성 14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임신에 성공한 여성 수는 26명, 25명, 47명으로 임신 성공률은 각각 11.3%, 11.0%, 19.7%였다.

2019년 임신 성공률이 급격히 오른 이유는 이때부터 부부 동시 지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용호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단장은 “2019년 임신 성공률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보아 남성도 조건 없이 동시 치료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나아가야 한다”며 “도내 한의약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향후 국민 전체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은 “국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 세계 201개국 중 최하위인 201위다. 2006년부터 정부가 예산 수백조원을 들여 저출생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참담한 성적표”라며 “이는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며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 성과를 위해 난임 부부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
▲ 경기도난임부부한의약지원사업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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