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종합병원에서 8년차 간호사로 근무하는 박아무개씨는 남자인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무슨 남자가 의사도 아니고 간호사냐?”라는 핀잔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박 씨는 남성 간호사로서 자부심이 크다. 환자를 돌보는데 체력이 크게 뒷받침되는데다 긴급 상황에 대처한 적도 많다. 박 씨는 “여전히 간호사는 여성의 직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환자를 돌보는데 남녀 구분은 전혀 중요치 않다. 편견이 깨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해마다 남성 간호사가 늘면서 ‘간호사 아가씨’는 옛말이 됐다. 5월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간호사를 향한 성 고정관념이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수는 최근 3년(2018~2020년)간 19만5천314명에서 22만5천46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간호사가 많은 지자체로 같은 기간 간호사 수는 3만6천593명, 3만9천694명, 4만3천92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남성 간호사 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남성은 2000년 45명에서 2019년 2천843명으로 20여년 만에 63배나 뛰었다. 국내 간호사 8명 중 1명이 남성인 셈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국내 간호대 재학생의 22%가량도 남자로 매년 평균 2%p씩 증가하는 추세”라며 “남성 간호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공중보건간호사제 등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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