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이 학원 선생님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탓에 방역 당국에 의해 밀접접촉자로 분류, 2주간의 자가격리를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아이에 대한 자가격리 통보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방역 당국 관계자로부터 자가격리 방법을 들었을 때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보건소 직원이 제시한 방법은 이랬다. “아이가 혼자 방에서 자가격리 하도록 하면 됩니다.”
과연 11살 남자 어린이가 2주 동안 방에서 혼자 있을 수 있을까. 화장실이 있는 안방을 내어주더라도 이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아홉 살 동생이 거실에서 뛰어노는데, 열한 살 형은 안방에서 나오지 않고 혼자 잘 있을까? 결론은 ‘불가능하다’였다.
최근까지 지인 수십 명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그게 가능하느냐”였다. 보건소 직원도 이런 어려움을 알 테지만 아무리 문의해도 “규정이 그렇습니다”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혹시 몰라 방역 당국이 자가격리 보호자라도 지정을 해준다면 부모 중 1명이 아이와 같이 자가격리를 하고, 다른 가족은 외부에 나가서 사는 방법도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아예 규정에 없다고 한다.
많은 고민 끝에 찾아낸 단 하나의 방법은 가족 모두 14일간 자가격리였다. 만약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모든 가족이 확진자가 될 수밖에 없는 도박적 선택이다. 직장엔 양해를 구해 재택근무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휴가 및 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학교가 문을 열면서 지역 곳곳에서 어린이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많이 나온다. 가족 모두가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해답이 없다. 방역 당국이 이제라도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담은 세밀한 방역 예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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