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당 투구수 3.90개로 리그 1위…효과적인 맞춰잡는 공략법 ‘자리매김’
프로야구 KT 위즈 마운드의 올 시즌 콘셉트는 ‘타자와의 빠른 승부’다.
27일 오전 기준 KT 투수진의 올해 타석당 투구수는 3.90개로 리그 1위다. 최하위 한화의 4.07개와 비교해 그 차이가 현격하다. 타자와의 승부가 빠르다보니 전체 투구수도 2천805개로 가장 적은 데다, 상대 타자들의 초구 스윙율도 26%로 리그 3위에 올랐다.
“팀내 투수들의 상당수가 맞춰잡는 유형이라 수비와 투수 교체 타이밍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던 KT 코칭스태프의 말처럼 KT 투수진의 9이닝당 탈삼진 갯수는 7.16개로 리그 7위에 그쳤지만, 9이닝당 볼넷 갯수는 3.90개로 리그 2위인 데다 땅볼 유도율도 50.5%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수치는 KT 투수들이 타자와의 빠른 승부로 볼넷을 최소화하면서도, 특유의 맞춰잡기와 내야 수비 시프트를 통한 수비 안정으로 실점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규식 전 프로야구 포수는 “투수가 타자와 빠른 승부를 하게 되면 수비들도 집중력이 높아져 잔 실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라며 “현재 KT 투수진은 이보근, 유원상을 비롯해 소형준, 고영표 등 주축 투수들의 기본 제구력이 좋은 편이다. 여기에 매 경기마다 투수들의 컨디션에 따른 볼 배합, 수비 시프트, 상대 타자들을 향한 연구가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KT 투수 중 타석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투수는 올해 입단한 베테랑 투수 안영명이다.
안영명은 이날 오전 기준 타석당 투구수 3.15개, 스트라이크 비율 76.9%로 각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그는 “내 장점이 타자와의 빠른 승부라는 걸 잘 알고 있다”라며 “야구는 투수가 유리한 스포츠인 만큼 타자와 빠른 승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 투수진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투수들의 타석당 투구수가 리그 2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공교롭게도 이듬해인 2018년부터 탈꼴찌에 성공하면서 2019년 창단 첫 5할 승률 달성과 지난해 첫 가을야구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KT 투수진이 올해도 자신들만의 맞춤형 전략으로 호투를 펼치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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