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맡겨만 주세요”…이적생 신본기, 감초 같은 활약

첫 선발서 3안타ㆍ2타점 맹위…든든한 멀티 내야 백업으로 존재감 과시

▲ KT의 멀티 내야수 신본기.KT 위즈 제공
▲ KT의 멀티 내야수 신본기.KT 위즈 제공

“어느 포지션이든 맡겨만 준다면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고싶습니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이적생’ 신본기(32)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멀티 내야수로서 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나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신본기는 지난해 12월 ‘동갑내기’ 투수 박시영과 함께 롯데에서 KT로 트레이드 됐다. KT가 젊은 투수 최건(22)과 2022년 2차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양도하는 조건이었다.

롯데 주전 유격수였던 신본기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에 밀려 백업멤버로 전락, 많은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에 백업 내야수 확보가 절실했던 KT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둥지를 부산서 수원으로 옮겼다.

올 시즌 신본기는 롯데에서 처럼 여전히 백업멤버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이 그를 시즌 초반부터 적극 활용하며 출장 기회가 확연히 늘었다. KT가 치른 13경기 가운데 10경기에 출장했다. 물론, 9경기가 대타 또는 대수비였다.

지난 18일 키움과의 홈 경기에 2루수로 첫 선발 출전했다. 이날 신본기는 9번 타자로 나서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볼넷 1개까지 총 4차례 출루해 상위 타선과의 연결고리를 톡톡히 해내며 이적 후 처음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행운도 따랐다. 4회말 그가 친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고 속도가 줄며 외야로 흘러 2루타로 기록되는 행운을 안았고, 후속 타자 조용호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잡은 키움 유격수 김혜성의 송구가 3루로 질주하던 신본기의 헬밋에 맞아 아웃 위기서 득점까지 올리는 행운으로 연결됐다.

이날 경기 뒤 신본기는 “지난해 많은 경기를 벤치서 지켜보며 심적 갈등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라며 “KT서도 주전들을 대신하는 역할이지만 어느 포지션이든 기회가 주어지면 나가서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있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본기는 올 시즌 2루수로 6차례, 유격수로 2차례, 3루수로 한 차례 수비에 임했다. 주로 베테랑 박경수를 대신해 2루 수비를 맡고 있지만, 3루수 황재균과 유격수 심우준의 백업으로도 자주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멀티 내야수인 신본기의 감초 같은 활약에 KT는 신인 권동진과 더불어 한층 내야 뎁스 강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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