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3세...월남전 참전 고엽제 후유증으로 암 투병
“죽음은 두렵지도, 무섭지도 않은 것이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죽으면 둘째 딸의 희망대로 양평공원 묘지에 있는 처 이병희 헤네나와 함께 신속하고 간단하게 처리해 달라. 부고 소식, 부의금으로 부담을 주지 마라”
민병채(閔丙采) 전 양평군수가 지난 15일 오후 7시20분께 양평군 옥천면 자택에서 이 같은 유언의 말을 남기고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1995년 민선 초대 군수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양평지역에 친환경농업의 불씨를 지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8년 군수 재직 중 수질보호구역인 양평군 전체를 친환경농업 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친환경농업론자이기도 했다.
군민들과 공직자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이기도 했다.
양평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둘째딸 혜기씨와 동생 병곤씨가 상주를 맡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딸 은기ㆍ효기ㆍ형기씨와 아들 혁기씨는 캐나다와 미국 등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병곤씨는 “형께서 7~8년 전부터 고엽제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다. 그 증상으로 인한 전립선ㆍ피부암ㆍ갑상선암ㆍ폐암 등 여러 암으로 투병해 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꼿꼿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세하기 하루 전에는 집 마당 잡초와 풀을 제거할 만큼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저녁을 간단히 드신 후 신부님이 기도하시자마자 2시간 후 임종을 차분히 맞이하셨다”고 밝혔다.
민병채 전 군수는 옥천면에서 태어나 육사 17기로 백마사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21사단 포병 연대장을 지냈다. 전역 후에는 삼선공업 대표이사를 지내고 나서 1995년 민선 초대 군수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 3월 7일 남긴 그의 유언대로 오는 18일 오전 7시 양평군청 앞 노제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5시이며 빈소는 양평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양평=황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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