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흉흉할 때마다 괴담이 유행처럼 번진다. 괴담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지만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삶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정 계층, 인종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때도 있다.
▶14세기 중세 유럽에는 ‘마녀 괴담’으로 수많은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동양으로 치면 무속인이었던 마녀들은 기독교 세력이 득세하면서 악마를 숭배하는 사회악이라는 괴담이 퍼졌다. 급기야 당시 창궐한 흑사병도 마녀들이 옮긴다는 소문이 돌았고 마녀들에 대한 핍박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마녀 사냥’, ‘마녀 재판’이 열렸고 중세 유럽 사람들은 재판에서 마녀로 판명될 경우 화형에 처했다. 프랑스 영웅으로 잘 알려진 잔다르크도 마녀 재판을 받고 처형됐다고 하니 그 시대 마녀 괴담의 위력을 짐작케 한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유행하면서 미국 등에서는 ‘동양인 괴담’이 돌고 있다. 이 괴담은 이미 괴담을 넘어 동양인 혐오로 확대됐다. 코로나19 발병 원인과 책임을 동양인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동양인을 상대로 한 묻지 마 폭행과 약탈 등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수면 아래 있던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심화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 퍼진 코로나 백신 괴담 역시 흉흉하다. 백신 수급 차질과 안전성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근원을 알수 없는 괴담이 퍼질 조심이다. 백신 부작용이 심각해 맞으면 사망한다는 내용 등은 이미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괴담이다. 이 백신 괴담은 정부 백신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한 백신 접종이 필요한 상황에서 백신 접종 기피는 우리가 그리는 평범하지만 정상적인 삶을 찾는 시기를 지연시킬 뿐이다.
▶괴담 사회는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경험하지 못한 미래와 현재의 불안하고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괴담을 믿어버린다.
결국 정확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신뢰를 확보했을 때 괴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코로나 괴담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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