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광주 지월리 옹벽 무너진 채 3년째 방치

市, 원상복구 조건으로 또 허가

▲ 초월읍 지월리 옹벽붕괴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SRC재활병원 인근 옹벽이 붕괴된 채 방치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상훈기자

“언제 무너져 내릴지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12일 오후 4시께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SRC재활병원 입구 앞 교량.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의 호소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곤지암천이 흐르는 교량 넘어 오른쪽 법면에선 중장비 한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3년 전 쏟아진 폭우에 무너져 내린 옹벽이 수년째 방치돼오다 최근 복구가 시작됐다.

무너져 내린 옹벽 뒤로는 빌라들이 들어서 있고, 빌라 옆으로는 어린이집도 자리하고 있다. 곤지암천변을 따라 들어서 있는 빌라 3개동에는 주민 수십세대가 거주 중이다. 어린이집에는 원생 수십명이 생활하고 있다. 빌라에서 법면까지의 거리는 불과 10여m다.

앞서 지난 2019년 7월31일 오후 6시30분께 이곳에선 높이 16m, 너비 30m가량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같은해 8월6일에는 높이 16m, 너비15m가량 법면이 추가로 붕괴됐다.

계속된 폭우에 빌라 뒤편 곤지암천과 맞닿아 있는 옹벽이 16m 아래로 무너져 내리면서 토사와 보강토, 콘크리트 등이 곤지암천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주민 30여명은 마을회관으로 급히 대피했다.

▲ 초월읍 지월리 옹벽붕괴2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SRC재활병원 인근 옹벽이 붕괴된 채 방치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상훈기자

해당 부지는 지난 2017년부터 임야와 하천부지에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옹벽 등 구조물을 설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이에 지난해 8월까지 21차례 원상복구 명령과 8차례 경찰에 건축주를 고발했지만, 지난 3년여 동안 해당 법면에 대한 복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가 무너져 내린 법면 상단부 토지에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법면복구를 조건으로 건축허가와 산지점용허가, 하천점용허가 등을 내줬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예상된다.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복구작업에는 3억여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무너져 내린 법면을 그대로 방치할수 없어 원상복구를 조건으로 산지점용허가 등을 내줬다. 복구되지 않으면 착공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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