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거북선? 뭔가 좀 생뚱맞다. ‘이순신=거북선’ 등식이 아직은 명쾌하기 때문이다.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이순신 거북선은 현재로선 정설이다. 이런 가운데, 이보다 180여년 전에 거북선이 임진강 모의전투훈련에 투입됐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임진강 거북선의 핵심이다. 근거는 거북선이 조선초 임진강으로 들어온 왜구들을 격파했다는 기록이다.
▶임진강 거북선은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한다. 태종이 임진나루를 지나다 거북선과 왜구가 탄 함선과의 전투를 목격했다. 1413년 2월이다. 임진나루는 현재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위치한 교하 언저리다.
▶백지원 작가 등도 임진강 거북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무선의 화약기술에 의해 고려말부터 전함건조술은 동북아 최강이었다. 거북선도 그 시기에 만들어졌다. 오늘날 대포 등에 해당하는 총통이 실린 함선도 조선이 유일했다. 비슷한 시기 유럽의 레판토 해전(Battle of Lepanto) 전함들도 갖추지 못한 시스템이었다.
▶거북선은 그런 기술을 통해 탄생됐다. 서해안ㆍ남해안에 수시로 출몰했던 왜구를 어떻게 하면 퇴치할 수 있을까 궁리 끝에 나온 성과물이기도 했다. 당시 전함들은 기본적으로 판옥선 구조였다. 그 위에 덮개를 얹은 형태였다. 조선의 함선들은 그렇게 임진왜란으로 이어졌다.
▶경기일보는 파주시가 내년 목표로 임진강 거북선 실물건조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는 이를 위해 설계 마지막 절차인 복원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회도 열었다. 내년 실물건조를 목표로 용역 중간결과 값이 나오는 6~7월 임진강 거북선 연구발표회, 8월 거북선 AR시스템 착수ㆍ모형제작 등을 추진한다. 임진강 거북선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임진강 거북선의 최초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15세기 우리의 조선기술이 세계 최강이었음은 이미 입증됐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 실물에 가까운 임진강 거북선 건조도 가능하다. 노를 이용해 이동하며 포(砲)도 쏘는 체험형 거북선으로 건조, 동적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하면 차별화도 가능하다. 뿌듯해진다. 올해 들어서도 조선 수주량이 세계 1위라는 소식과 말이다. 세계 최고 조선기술은 우리의 자랑스런 DNA이다. 그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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