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올해도 수비 시프트 앞세워 철벽 내야 구축 나선다

땅볼 유도 수비 전략, 올해도 철벽 마운드와 찰떡 궁합 이룰 전망

▲ 23일 프로야구 KT 위즈와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KT 위즈파크에서 5회초 좌타자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내야수들이 경기장 우측으로 치우쳐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권재민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올 시즌 창단 첫 대권 도전을 위한 ‘수비 시프트’ 강화에 나선다.

‘수비 시프트’는 타자에 맞춰서 수비하기 용이하도록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것으로,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들이 많은 KT에 필요한 전술이다.

지난 22일 LG와의 시범경기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의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내야수들은 경기장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수비를 폈다. 1루수 강백호가 파울선상에 바짝 붙은 가운데, 3루수 황재균은 유격수 위치에, 유격수 심우준은 2루수 자리에서 수비를 준비했다. 2루수 박경수는 우익수 바로 앞에 자리할 정도로 깊게 이동했다.

좌타자인 김현수가 당겨치기 구사율이 높은 타자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당겨친 타구 비율이 45.1%로, 밀어친 타구 비율은 31.4%에 불과했다.

결과는 김현수의 3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정상 수비였다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질 가능성이 높았지만 3루수 황재균이 여유롭게 잡아 아웃시켰다.

KT 수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을 상대로는 2루수 박경수가 베이스에 바짝 붙는 수비 시프트를 선보였다. 3루수 황재균도 비교적 3루 베이스에 가까이 위치했으며 유격수 심우준은 왼쪽에 치우친 수비 대형을 보였다.

우타자 채은성의 당겨치기 비율이 높은데 따른 수비 시프트였다. 채은성의 타구는 일반적인 수비위치였다면 2루-유격수 간을 가르는 중전안타가 됐겠지만 2루수 박경수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지난 시즌 중반 KT 투수진은 자발적으로 먼저 수비 시프트 도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수비 전략이 아닌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상호 신뢰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KT 마운드는 지난해 1천290.1이닝 동안 땅볼 1천430개를 유도하며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타구 중 땅볼 타구 비율도 48.1%로 리그 전체 1위였다. 내야 수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수비 시프트의 도입으로 내야진의 수비 기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실점도 줄어 투수진도 안정됐다.

KT 관계자는 “야구 분석 방법인 세이버메트릭스가 도입된지 오래로, 수비 시프트는 더 이상 색다른 전략이 아니다”라면서도 “팀에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많아 수비 시프트의 영향이 큰 편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효과적으로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권재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