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학입시가 막을 내리고 새 학기가 열렸다. 올해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많은 대학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학생부족의 영향은 전문대학이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학입시의 중간 결과는 이러한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문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률은 몇 년 전부터 전국을 망라해 하락세를 보여 왔다. 대학정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령인구 때문에 대한민국 대부분 전문대학은 수시전형을 기형적으로 늘려 놓은 충원형 대학이 됐다. 많은 수험생 가운데 원하는 인재들을 선발하던 시절은 달콤한 추억이 된 것이다. 너도나도 입학 장학금과 상품을 내걸며 수험생을 모집하느라 혈안이다. 전문대판 번들 CD 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대학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뾰족한 수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역균형에 중점을 두는 현 정부 체제에서는 강도 높은 대학 구조조정의 칼을 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지금이 미래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적기”라는 말을 한 유은혜 부총리의 견해는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2021년 전문대학들의 입시 전쟁 속에서도 선전한 몇몇 전문대학이 눈에 띈다. 그 대학들의 특징은 직업전문교육에 특화한 대학들이다. 예술대학과 보건간호계열, 특수정비계열, 특수목적계열(군사 등)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학들은 창의적인 기술패턴교육과 세계적인 허브구성에 참여해 글로벌화에 도전한 대학들이다. 아울러, 직무와 관련된 학과목 수업을 통하여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 관심을 받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전문대학의 미래 패러다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직업교육의 트렌드에 맞춰 전문대학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독일의 도제시스템과 북미권의 커뮤니티 컬리지ㆍ주니어 컬리지가 벤치마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교육하는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차산업시대의 도래에 맞춰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또한, 몇 년 전에 붐을 일으켰던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 사업’도 다시 꺼내어 봐야 한다.
내가 강의하는 대학의 군사학부는 미국의 ‘New Mexico Military Institute’와 같은 세계적인 군사대학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군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전문 직업인을 배출하기 위해 드론과 인공지능, 무기체계, 과학화 경비 및 보안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많은 대학과 기업이 산학협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 세계적인 전문대학이 많이 육성되고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튼튼하게 뿌리 내림하여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유경 오산대 전투기술부사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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