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자 커브ㆍ좌타자 체인지업 조합…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 노려
프로야구 KT 위즈가 매년 ‘피칭 디자인’으로 투수들의 역량 강화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커브를 앞세운 고영표(30)의 투구에 관심이 쏠린다. KT는 지난 2~3년간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종인 주권의 체인지업, 조현우의 속구를 만들어 온 만큼 올해 ‘명작’으로 고영표의 커브가 지목된다.
고영표는 지난 연말 공익근무요원 소집 해제 후 팀의 마무리캠프와 1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어 왔다. 이강철 감독과 박승민 투수코치의 기대감을 입증하듯 지난 2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서 4대2로 앞서고 있던 5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철벽투’를 과시했다.
이강철 감독이 제5 선발감으로 낙점한 고영표의 장점은 투구 감각의 빠른 회복과 커브 구사율 증가다.
입대 전 제구력이 돋보였던 고영표는 2017~18년 2년간 283.2이닝 259탈삼진 41볼넷으로 뛰어난 삼진/볼넷 비율을 자랑했다. 특히 해당 기간 삼진/볼넷 비율은 6.32, 9이닝당 볼넷 갯수 1.30개로 당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최고였다. 올해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10이닝 9탈삼진, 1볼넷으로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입대 전 2년간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허리와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공익근무요원 복무 기간 동안 매일 2시간 이상 훈련하며 건강도 회복했다.
여기에 주 무기인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추가됐다. 입대 전 속구 구사율 약 25%, 커브 구사율 18%, 체인지업 구사율 35%로 체인지업 의존도가 높은 투수였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2017~18년 구종가치는 26.5로 리그 최고의 변화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체인지업을 제외한 모든 변화구의 구종가치는 마이너스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체인지업은 반댓손 타자에게 효과적이지만 고영표는 매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대에 육박했다. 제구력과 공의 움직임은 인정받았지만 체인지업을 제외한 기타 구종은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커브 구종 가치는 -10.3으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KT는 지난 2019년 구종가치가 19에 이르며 리그 최고 변화구 투수로 거듭난 ‘홀드왕’ 주권의 체인지업을 만들어냈다. 지난해에는 조현우의 속구 구종 가치도 14.3으로 리그 좌완 전체 2위, 구원투수 1위에 올랐다.
올해 고영표는 커브 구사율 증가를 예고했다. 체인지업에 이은 커브 장착으로 개인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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