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나비의 날갯짓

정자연 문화체육부 차장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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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시민 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월 말부터 지난 10일까지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한 지지응원 인증샷을 공개했다. 시민들은 ‘#미얀마 응원해요’, ‘#미얀마 지지해요’ 해시태그를 달며 마음을 보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기도하며 연대하고 있다”며 “미얀마 국민에게 우리의 염원이 맞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거주 미얀마 학생과 노동자들은 오는 14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미얀마의 봄> 공연을 올린다. 경기아트센터와 함께 미얀마에 평화가 깃든 민주주의가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문화제다. 무대를 이끄는 미얀마 출신 대학원생 징밍(Zin Min)은 “미얀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꼭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미얀마의 봄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절실하게 말했다.

경기도에는 1만3천여명의 미얀마 출신 경기도민이 거주한다. 국내 거주하는 미얀마인(2만5천여명)의 45%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도내 산업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침 우리에게도 비슷한 역사가 있다. 40여 년 전 광주다. 1980년 5월 고립된 도시 광주에는 진실을 세계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목소리가 없는 광주인들에게 목소리가 되어줬다.

한국에서 바쁘게 본업을 이어 가면서 자국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는 미얀마인들이 많다. ‘유엔(UN) 제재’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관심과 연대의 힘을 우선 보여주면 된다. 시민이 군부에 짓밟히는 참상에 함께 분노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길 바라는 시민의 마음이 하나 둘 더해지면 머지않아 미얀마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킨다 했다.

정자연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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